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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부상으로 전향한 루아노
女트랩 45점 기록해 올림픽新

과테말라 올림픽 첫 금메달. 체조 선수로 활동하다가 부상당해 은퇴한 뒤 사격 선수로 돌아온 아드리아나 루아노(29)가 주인공이다. 루아노는 지난 31일(현지 시각)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트랩 결선에서 45점을 기록해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냈다.

과테말라는 1952년부터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메달은 2012 런던 올림픽 20km 경보에서 에릭 바론도(33)가 차지한 은메달이 유일했다. 이번 파리에선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장 피에르 브롤(42)이 사격 트랩 결승에서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루아노까지 금 사냥에 성공하면서 사격에서만 벌써 메달 2개를 보탰다.

루아노는 어린 시절 체조 선수로 활동하며 2012 런던 올림픽 출전을 꿈꿨지만 2011년 올림픽 예선전을 앞두고 연습 중 척추 부상을 입고 은퇴해야 했다. 척추와 디스크가 손상됐다는 진단이었다. 올림픽 참가 꿈은 2016 리우 올림픽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절반은 이뤘다. "운동선수로 올림픽에 갈 수 없다면 자원봉사자로라도 가야겠다"는 각오였다. 그는 "그곳에서 사격 경기를 봤고 그 순간 '체조가 아니더라도 사격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과감한 결심으로 그는 2021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 선수로서 올림픽 출전 꿈도 이뤘다. 그러나 당시엔 여자 트랩 사격에서 26명 중 26위, 최하위였다. 기량은 나쁘지 않았지만 부친상을 당한 지 3주 만에 출전한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어머니께 '아버지가 너의 올림픽 출전을 누구보다 바라셨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후 루아노는 2022년 사격 월드컵과 대륙 챔피언십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뒤 지난해 팬 아메리칸 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에 올림픽 제패까지 이뤄냈다. 경기장에 울려 퍼진 과테말라 국가 '행복한 과테말라(Himno Nacional de Guatemala)'를 들으며 감격에 젖은 그는 "이것이 현실인지 믿기지가 않고 너무 행복하다. 과테말라와 하늘에 있는 아빠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과테말라 올림픽 역사는 루아노 덕에 금빛 글자로 쓰였다"고 적었다.

과테말라는 북중미에 있는 나라로 고대 마야 문명 발상지 중 하나다. 면적은 10만8889㎢로 한반도 절반쯤 된다. 인구는 1891만명. 스페인어를 공용어로 쓰며 스페인 식민지로 있다가 1821년 독립했다. 국민총생산(GDP)은 1020억달러다.

[그래픽] 파리 투데이 기고자 :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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