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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3종 당일 아침까지 불투명
선수들 경기 후 이상 반응 없어

31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센강을 가로지르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밑. 오전 8시 정각이 되자 버저 소리가 울렸다. 수영복을 입은 선수 55명이 일제히 센강으로 뛰어들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의 시작이었다. 선수들은 센강에서 1.5㎞를 헤엄친 후 다리 위로 올라와 자전거를 타고 샹젤리제 거리 등 40㎞를 달렸고, 두 발로 10㎞를 더 뛰었다. 곧이어 남자 경기도 똑같이 진행됐다.

이 경기는 각국 관중과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트라이애슬론은 유럽에서 인기 종목으로 통하지만, 이날은 꼭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센강에 선수들이 입수해 펼치는 첫 경기였기 때문.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도 기자석에 빈자리가 없었다.

센강에서 경기를 펼치는 건 파리 올림픽 조직위가 대대적으로 준비하며 홍보해 온 프로젝트다. 그러나 수질에 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수질 악화로 100여 년 전부터 수영을 금지했던 센강 정화 사업을 위해 파리시는 14억유로를 투입했지만, 대회를 코앞에 둔 지난달 말에도 물속 대장균 수치가 경기 허용 기준치 두 배 넘게 치솟았다.

이날 열린 남녀부 경기는 당일 아침까지도 정상 진행 여부가 불투명했다. 이미 전날 예정됐던 남자부 경기가 수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하루 미뤄진 상황. 개막식이 열렸던 26일과 그다음 날 파리에 비가 많이 내린 탓이었다. 28일과 29일에 예정됐던 훈련 일정도 취소된 바 있다. 이날도 밤새 비가 내려 남녀부 경기 모두 예비일인 8월 2일로 미뤄질 거란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조직위는 "새벽 3시 20분 수질 테스트 결과 '양호(good)'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경기를 정상 진행했다.

다행히 경기 후 당장 이상 반응을 나타내는 선수는 없었다. 프랑스 카산드르 보그랑이 여자부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센강 주변은 열광한 홈팬들로 축제 분위기였다. 각국 취재진이 자국 선수들에게 "수질이 걱정되지 않았느냐" "센강에서 경기해보니 어떻느냐" 등 질문을 쏟아냈다. 대부분 선수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할 일에 집중했다" 등 모범 답변을 했다. 기고자 : 파리=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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