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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놓친 이탈리아 ＂오심＂ 항의하자
홍콩 팬들 ＂피자나 잡숴＂ 사진 올려
＂음식에 대한 모독＂ 이탈리아 발끈

파리 올림픽 남자 펜싱 결승에서 맞붙은 홍콩과 이탈리아의 신경전이 '피자 모독' 논란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홍콩에 패배한 이탈리아 측이 오심에 금메달을 놓쳤다고 강력하게 항의하자, 분개한 홍콩에서 이탈리아인들이 끔찍하게 경멸하는 '피자 파인애플 토핑' 이벤트를 경축 행사로 벌인 것이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 30일 파리 그랑팔레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플뢰레 결승전에서 시작됐다. 홍콩의 청카룽이 이탈리아의 필리포 마키와의 접전 끝에 15대14로 이겼다. 14대14 동점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이 세 차례 비디오 판정 끝에 청카룽의 득점으로 인정되면서 금메달의 주인이 정해진 것이다.

경기는 끝났지만 이탈리아가 불복했다. 스테파노 세리오니 코치도 "'도덕적 승자'는 바로 마키"라고 옹호했고 이탈리아펜싱연맹은 즉각 "홍콩의 이웃국인 한국과 대만 심판의 판정"이었다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성명을 냈다.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조반니 말라고 위원장도 공식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스포츠 팬들도 "홍콩이 금메달을 훔쳤다"며 판정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 같은 이탈리아의 반발이 홍콩을 자극했다. 홍콩 네티즌들은 판정에 문제가 없다며 파인애플이 올려진 피자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자 너도나도 동참했다. 파인애플 피자는 전통 음식에 강한 자부심을 가진 이탈리아인들이 '음식에 대한 모독'이라며 거부감을 갖는 미국식 퓨전 음식이다. 이탈리아인을 고문하고 싶으면 파인애플 피자를 먹이라는 농담까지 있을 정도다. 대놓고 이탈리아를 조롱한 것이다.

이렇게 달아오른 분위기에 유명 피자 체인이 올라탔다. 피자헛 홍콩·마카오 체인은 지난 30일 소셜미디어 계정에 "홍콩 대표팀의 금메달에 모든 사람이 기뻐하고 있다"면서 "31일까지 매장 내 모든 피자 주문 시 파인애플 토핑을 무료로 얹어 주는 이벤트를 하겠다"고 밝혔다. 홍콩은 31일 현재까지 나온 금메달 2개를 모두 펜싱에서 수확했다. 기고자 : 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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