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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오승환, 바짝 쫓는 정해영

늙은 사자와 젊은 호랑이가 프로야구 구원왕 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 오승환(42)과 KIA 정해영(23). 19세 차가 나는 까마득한 선후배 간이다. 오승환이 프로야구계에 데뷔했을 때 정해영은 네 살이었다.

◇불혹 넘긴 오승환, 노장의 저력

일단 1위는 오승환. 올 시즌 14일 현재 30경기에 나와 1승2패 21세이브(블론세이브 1번) 평균자책점 1.67를 기록하고 있다. 1점대 평균자책점은 2020년 국내 무대에 복귀한 이래 처음이다.

해외 진출하기 전 2013년 1.74보다 좋다. 2022~2023년 3점대 평균자책점에 11블론세이브(세이브 실패)를 기록하면서 "물러날 때가 됐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작년엔 구원투수로 나왔다가 부진한 투구로 교체되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관중석에 공을 던져버리는 돌발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에 기량이 급락하는 현상)' 우려를 씻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 무기였던 그는 올해 직구 평균 시속이 142km대로 떨어지며 직구 대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가며 타자를 요리하고 있다.

오승환은 국내 프로야구 통산 최다 세이브(421 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세이브)도 두 차례(2006·2011년) 기록했고, 이번 시즌에는 통산 7번째 구원왕을 노린다.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80세이브, 미 프로야구(MLB)에서 42세이브를 올리며 한·미·일 통산 543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7월 19일 이후 세이브를 올리면 2018년 임창용이 세운 프로야구 최고령 세이브 기록(만 42세 3일)도 갈아치운다. 2021년 자신이 세운 역대 최고령 시즌 40세이브도 지금 추세라면 어렵지 않아 보인다.

14일 NC전에도 9회말 등판,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21)를 챙겼다. 삼성이 7대4로 이겨 5연승을 달렸다. 삼성 구자욱은 5-4로 앞서던 9회 2타점 2루타 등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구속 올리며 거듭난 정해영

그 바로 아래 구원 2위 정해영은 4년째 KIA 뒷문을 단단하게 지키고 있다. 2020년 데뷔, 마무리 보직을 맡은 2021년 34세이브를 시작으로 2022년 32세이브, 지난해 23세이브를 올리며 3년 연속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4월 만 22세 8개월 1일 나이로 리그 최연소 통산 100세이브 기록도 세웠다. 올 시즌 2승1패 18세이브 31탈삼진 평균자책점 2.22. 첫 구원왕도 가시권이다.

정해영은 지난 시즌 도중 2군으로 밀려나면서 잠시 부침을 겪었다. 지난 4시즌 동안 블론세이브는 14번, 하지만 이번 시즌 구속이 빨라지면서 평정심과 자신감을 찾고 있다. 정해영은 지난 비시즌에 한 달 넘게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서 투구폼을 최적화했다. 최대한 중심을 잡아놓고 던지는 공에 속도와 폭발력을 붙였다. 덕분에 지난해 평균 시속 142.9km였던 직구가 올해 146.2km까지 올라갔다. 정해영은 "오승환 선배의 과감한 몸 쪽 승부, 변하지 않는 표정과 평정심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SSG 문승원(35)이 3위(16개)로 이 둘을 뒤따르고 있다. 문승원은 올 시즌 팔꿈치 수술을 받은 서진용을 대신해 처음 전문 마무리 보직을 맡아 26경기 2승1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오승환은 노련한 경험으로 타자들 타이밍을 뺏으며 약점을 보완하고 있고, 정해영은 투구폼이 교정되며 구속과 구위가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KIA 최형우 6타점 맹타… 선두 고수

KIA는 14일 수원 원정 경기에서 KT를 11대1로 대파하고 선두를 지켰다. KIA 최형우는 6타점(5타수 4안타)을 쓸어 담으며 첫 1600타점을 돌파(1604개)했다. 올 시즌 타점 부문에서도 공동 4위에서 선두(62개)로 뛰어올랐다.

2위 LG는 잠실에서 롯데를 5대3으로 제치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선두 KIA와 승차는 0.5경기. 선발 디트릭 엔스가 6이닝 3실점으로 8승(2패)째를 따냈다. 다승 단독 선두다. 4위 두산은 고척에서 키움에 6대4로 이겼다. 4-4이던 9회초 헨리 라모스가 2점 홈런을 쳤다. 대전에선 SSG가 한화를 11대4로 대파했다.

[그래픽] 신구 끝판 대장 정해영 vs 오승환 기고자 : 성진혁 기자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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