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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아이들이 바꾼 우리] 사남매 키우는 워킹맘 조정은씨

    표태준 기자

    발행일 : 2024.06.07 / 특집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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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남매 키우며 일까지, 안 힘드냐고요? 일상이 행복입니다"

    조정은(43)·이재혁(40)씨 부부는 네 남매를 기르고 있다. 지한(8)군이 큰아들이고, 딸인 지아·수아와 아들 수호는 여섯 살 세쌍둥이다. 가족은 지난해 9월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으로 지난달 서울시의 '엄마 아빠 행복한 순간 공모전'에서 입상했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이 가족은 공원이나 여행지 등 야외에 갈 때마다 사진을 찍는다. 한 해 동안 이를 차곡차곡 모아 연말이 다가오면 특별한 달력을 제작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과 함께 매 순간 아이들의 성장사(史)가 담긴 유일한 '우리 가족 달력'이다. 수많은 사진 가운데 12개월을 위한 '12장'을 고르는 과정이 즐겁다고 했다.

    엔지니어로 일하는 남편과 최근 다시 워킹맘이 된 아내가 맞벌이를 하면서 네 아이를 키우기란 결코 쉽지 않다. 조씨는 6개월 전 본업인 중등 학원 수학 강사로 복귀했고 친정어머니의 도움도 일부 받고 있다. 첫째는 초등학교 2학년이고 유치원에 다니는 세쌍둥이는 내년에 초교에 입학한다. '육아에 일까지 힘들지 않으냐'고 묻자, 조씨는 "전혀요. 매일 행복해요"라고 했다.

    "집 현관문을 열었을 때 아이들이 '엄마 왔어요!'라며 다 같이 뛰어나와 맞이해요. 그 순간 세상만사 고민, 걱정은 다 사라지고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망울 8개만 보이지요."

    그는 "조건 없이 사랑을 주고받는 존재가 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출산 전에는 몰랐다"며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부부는 교회에서 만나 2013년 결혼했다. 출산 계획은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다고 한다. 2016년 첫째를 낳고 나서 2017년 둘째 임신에 성공한 줄 알았는데, 세쌍둥이였던 것이다.

    아이 가르치는 일을 좋아했던 조씨는 임신과 출산을 해도 학원 강사 일을 계속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배 속에 있는 세 아이가 허락지 않았다. 허리둘레가 무려 46인치까지 늘어났다. 대중교통은 이용하기 어려웠다. 승용차를 타야 했는데 커진 배 때문에 운전대를 잡기가 힘들었다. 결국 출산이 가까워지며 일을 중단했다.

    출산 후 육아도 난관이 있었다. 2018년 8월 세쌍둥이를 제왕절개로 낳고 4일 만에 퇴원해 지아, 수아만 데리고 당시 두 살인 첫째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향했다. 막내 수호는 1.5kg 저체중으로 태어나 서울대병원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입원한 상황이었다. 집에서 세 아이를 챙기면서도 틈을 내 한 달 가까이 매일 서울대병원을 오갔다. 그런데 조씨는 "출산 후 몸이 힘들어야 하는 게 맞는데, 내 자식들 챙겨야 해서 그럴 정신도 없었다"고 했다. 새벽에도 2시간 단위로 수유해야 했다. 조씨는 "다행히 친정어머니가 육아를 도와주러 오셔 낮에는 잠을 보충할 수 있었다"고 했다.

    남편은 오후 8시쯤 퇴근해 각종 집안일을 도맡았다고 한다. 조씨는 "남편이 부지런해 얘기를 안 해도 퇴근하면 집안일을 하고 아이들도 잘 씻긴다"며 "덕분에 집안일 때문에 싸운 적이 없다. 남편이 집에 오면 반갑고 한시름 놓인다"고 했다.

    남매끼리 다툼이 잦을 법도 한데 서로 큰 소리를 내면서 싸우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른바 '가정 화목 오계명'을 정해놓고 아이들이 반드시 따르게 하는데, 이 중 '소리 지르지 않기'를 가장 중요한 규칙으로 강조한다.

    '예비 부모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육아 노하우'를 묻자 조씨는 "최선을 다해 있는 그대로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조씨는 가족이 생기고 행복이 이렇게 가까운 데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여행을 갈 때 가족끼리 어떤 옷을 맞춰 입을지 고민하는 것, 첫째가 집에서 장기 자랑을 하면 세쌍둥이가 모여 손뼉을 치는 것, 해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저무는 해를 보며 감탄하는 것 등 일상의 순간이 결혼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넘치는 행복감을 안겨준다고 했다.

    조씨는 다자녀에 대한 시선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세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힘들지 않으냐" "어떡하냐" 등으로 걱정해 줬지만 그다지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는 것이다. 조씨는 "걱정해 주는 마음이 너무 고맙지만 계속 들으면 부정적인 기운이 생길 수 있다"며 "세쌍둥이라고 하면 걱정 대신 세 배로 축하해 주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다"고 했다.

    조씨는 '쌍둥이' '삼둥이' '사둥이' 등을 겨냥한 사회적 지원과 배려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교육비가 한순간에 일반 가정의 세 배가 되다 보니 경제적 부담이 큰 편이다. 육아용품 구하기도 만만찮다. 예컨대 3인용 유모차 등 세쌍둥이용 육아용품은 국내서 구하기 어려워 세쌍둥이 부모 커뮤니티에서 알음알음 해외 업체를 통해 구해 오는 실정이라고 한다.
    기고자 :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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