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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내게 확신을 줬다" 단색화 거장이 파리서 깨달은 것

    허윤희 기자

    발행일 : 2024.06.05 / 문화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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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까지 삼청동서 윤형근 전시

    1980년 12월 단색화가 윤형근(1928~2007)은 파리로 떠났다. 당시 52세. 불안한 국내 정세에 좌절한 그는 자신이 그동안 탐구해 온 회화가 유럽 미술계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확인받고 싶었다. 파리에서도 물감을 묽게 스미게 하는 기존 작업 방식은 계속됐지만, 그동안 사용했던 캔버스 대신 한지를 활용했다. 1년 반 파리에 머무는 동안 그는 한지 작업에만 몰두했고, 스스로 천착해온 어법에 확신을 갖고 돌아온다.

    파리와의 인연은 2002년 다시 이어졌다. 윤형근은 한국을 방문했던 화상 장 브롤리가 제공한 파리 레지던시에 3개월간 머물면서 대형 캔버스 회화들을 그렸고, 이 작품들은 같은 해 가을 장 브롤리 갤러리에서 전시됐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열리는 '윤형근/파리/윤형근'전은 그의 두 차례 파리 시기 작업을 재조명한다. 1980년대 파리에서의 한지 작업과 이후 2002년 장 브롤리 갤러리 개인전에 출품한 작품을 중심으로 27점을 전시했다. 모두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갈색(땅)과 청색(하늘)을 섞어 빚어낸 깊은 고요의 화풍을 만끽할 수 있다. 화백의 외아들 윤성열 선생은 "1980년 파리행은 우리 가족에게 큰 모험이었다. 당시 아버지의 작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동료들의 지적이 심해지자 미술의 중심지인 파리 현지에 가서 판단해 보겠다는 결심을 하신 것"이라며 "파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당시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여러 작품을 보신 후 아버지는 자신감을 얻고 당신 작품은 변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셨다"고 했다.

    PKM갤러리는 "윤형근의 작품 세계가 1차 파리 시기에 한지를 통해 구현됐다면, 2차 파리 시기에는 대형 캔버스 위에서 더 과감하고 힘 있게 표출된 것"이라며 "윤형근에게 파리는 자신이 추구해온 조형 언어에 대한 확신의 영감을 제공한 공간이었다"고 했다. 박경미 PKM 대표는 "지난해 유럽 메가 화랑 데이비드 즈워너 파리에서 윤형근 개인전이 개최돼 큰 호응을 얻었다. 그의 파리 시기 작업들을 재조명하는 일은 윤형근 작업 세계의 변모를 국제적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29일까지. 관람 무료.
    기고자 :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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