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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세계가 'AI 변호사' 갈등

    이슬비 기자

    발행일 : 2024.06.05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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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펌 대륙아주 첫 AI 무료 상담

    법무법인 대륙아주 소속 강모 변호사는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서 "변호사법 위반으로 조사 중이니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지난 3월 대륙아주가 선보인 인공지능(AI) 무료 법률 서비스를 출시하고 홍보하는 데 관여한 것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AI 대륙아주'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서비스는 이른바 'AI 변호사'다. 국내 대형 로펌이 직접 AI 법률 상담을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누구든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대화창을 열고 소송이나 법률 관련 문의를 하면 챗봇이 24시간 답을 주는 방식이다. 대륙아주가 축적한 법률 데이터가 바탕이 됐고, 변호사들이 1만여 개 질문과 모범 답안을 만들어 AI에 학습시켰다고 한다. 변협은 "AI가 변호사 업무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대륙아주 변호사 7명에 대해 징계를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변협이 변호사 소개 플랫폼인 '로톡'에 이어, 리걸 테크(AI 변호사 등)와 2차전을 벌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대륙아주가 출시한 'AI 대륙아주' 서비스에 대해 징계 조사를 시작한 것은 "개인·청년 변호사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변협이 지적하는 'AI 변호사'의 문제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변호사법에 따라 변호사가 아닌 'AI'가 변호사 업무로 돈을 벌면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또 AI의 답변 하단에 광고가 노출돼 로펌이 직간접적으로 이익을 얻으면 '변호사 광고 규정' 위반이며, AI가 의뢰인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이용했다면 공공성 침해 문제도 있다고 한다. 변협 한 관계자는 "AI 서비스는 영세한 개인·청년 변호사들의 밥벌이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법 위반 문제뿐 아니라, 업권(業權) 보호를 위해 변협이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대륙아주 측은 'AI 변호사'가 제공하는 정보는 일반적·추상적 법률 지식 수준이라고 말한다. 변호사 법률 상담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대륙아주 관계자는 "100% 무료이고, 광고를 통한 이익도 없다"며 "고객의 소송 정보를 데이터로 쓰지도 않기 때문에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여지도 없다"고 했다.

    'AI 대륙아주' 외에도 국내에선 인텔리콘의 '로GPT', 로앤굿의 '로앤서치' 등 AI 법률 서비스가 출시돼 있는데, 이들에 대한 조사도 검토할 것이라고 변협 측은 전했다.

    법조계에선 제2의 '로톡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변협 등은 '로톡'과 8년간 법적 분쟁 끝에 패배했다. 하지만 그사이 로톡은 경영에 적잖은 피해를 봤다고 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AI 등 리걸 테크와 관련해 혁신과 규제의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제는 정부가 가이드 라인을 마련할 때가 됐다"고 했다.
    기고자 :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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