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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유 교수 한국사회 일침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의 산업을 육성해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양극 체제'를 만들고, 최종적으론 '다극 체제'를 만들어 청년들의 과잉 경쟁 구도를 깨야 한다."

김태유<사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24일 조선일보·대한상의 저출생 콘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수도권으로 몰리는 한국 청년들이 느끼는 경쟁의 강도는 인구 밀도로 봤을 때 프랑스, 독일의 10배 이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저출생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한국은 유례없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과당 경쟁 때문에 출산율 하락이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대책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저출생 대책이 오히려 수도권 집중을 심화하는 역효과를 낳는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저출생 대책으로 수도권에 있는 청년들에게도 주거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청년들은 더더욱 수도권으로 몰리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현재 젊은이들이 출산을 피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저출생은 과잉 경쟁을 피하기 위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오히려 삶의 조건은 나아질 수 있다"며 "사람들은 미래에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을 때 출산을 선택한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는 저성장과 고물가 등으로 인해 젊은 층 사이에서 그 같은 긍정적 기대가 깨졌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지금 한국에선 자녀 한 명이 독립해 결혼을 하기까지 6억원 정도가 필요한데, 최근 젊은 세대들은 이 돈도 준비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부모로서 자격이 부족하다'고 죄책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의 저출생은 인구 '다이어트'가 아니라 '영양실조' 수준으로 사회 안전망 붕괴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지적했다. 인구 감소 폭이 너무 커 국민연금이나 공공 부조 같은 사회 안전망을 경제활동인구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뜻이다. 기고자 : 윤상진 기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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