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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때린 의료계… 내부선 "이제 정부와 대화해야"

    안준용 기자

    발행일 : 2024.05.18 / 종합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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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결정 반발 속 자성론도

    법원이 지난 16일 의대생·전공의·교수 등이 낸 '의대 증원·배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기각한 이후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는 17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겠다"며 재항고했다. 강경파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각하·기각 결정을 내린 재판장을 향해 "대법관 (승진) 회유가 있어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의료계 내부에선 "이제 통일된 안을 마련해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는 자성론도 나왔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 교수 단체는 이날 "정부의 의대 증원은 앞으로 공공복리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전날 법원 결정을 규탄했다. 의협은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와 함께 낸 입장문에서 "재판부 결정은 학생·전공의·교수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필수 의료 현장을 떠나게 만드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법원은 "집행정지는 의대 증원을 통한 의료 개혁이라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했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의협 등은 이어 "이번 사법부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그동안 대한민국을 관통해 온 관치 의료를 종식시키겠다"고 했다. 전의교협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의대 총장은 의대생 1만3000여 명의 고등법원 항고심 3개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모집 요강 발표를 5월 31일까지 잠시 중지해달라"고 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기각한 구회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향해 "대법관(승진)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한다"며 "의대 교수 다수의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대법관 자리를 두고 정부 측에 회유당했을 것이란 취지다. 임 회장은 "교수들뿐만 아니라 동네 병원 의사들과 2차 병원 봉직의들도 힘을 합쳐서 움직이자는 이야기가 의협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3월 의협 회장 당선 이후 '의대 정원 500 ~1000명 축소'를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선 "법원 결정이 나온 만큼 이제 환자와 국민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한발씩 물러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료법을 전공한 법학 박사이기도 한 권용진 서울대병원 교수는 "의료계는 법원 결정을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어떻게 의료계 목소리를 한데 모아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시킬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 의료계와 정부가 '논의의 테이블'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의료계가 의료개혁 특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위 위원장 교체나 구성 변경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그것을 전제로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한 교수도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은 잘못됐지만, 이제 의료계도 대화와 협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홍윤철 서울의대 교수는 의대 교수들의 일주일 집단 휴진 가능성 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교수들이 그동안 항의 의사는 충분히 표시했으니 법원 결정을 계기로 이제는 환자와 국민을 생각해 대화에 나서면 좋겠다"며 "전공의들이 빠진 상태에서 교수들까지 환자 곁을 떠나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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