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시간 갈수록 전공의만 큰 피해… 그들이 돌아오게 손 내밀어야"

    정해민 기자

    발행일 : 2024.05.18 / 종합 A8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교수들 설득해 '집단 휴진' 막은
    정희진 고대구로병원장 인터뷰

    정희진(59·사진) 고려대구로병원 병원장은 신종 감염병 등을 진료하는 감염내과 의사다. 병원장 업무 외 시간에는 환자를 본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당직도 선다. 정 원장은 지난 9일 본지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기 위해 당직을 선다"고 했다.

    고려대의료원 일부 교수들은 지난달 30일 집단 휴진을 하겠다고 예고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정 원장은 진료과장 회의를 열고 "환자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실제 교수들은 집단 휴진일에도 대부분 정상 진료를 했다.

    ―교수들을 어떻게 설득했나.

    "설득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약속된 환자들을 진료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교수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진료일을 지키는 것은 환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그 약속을 바꾸는 것은 신뢰의 문제라고 이야기드린 것뿐이다."

    ―의대 교수 집단 휴진을 어떻게 보나.

    "사실 교수들은 휴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진료를 미루면 앞으로 더 많은 진료를 해야 하는데 진료의 질이 떨어질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집단 휴진일은 교수들이 체력적 한계를 겪는 상황에서 쉴 수 있는 날을 상징적으로 정한 게 아닐까 싶다."

    ―환자들은 불안해한다.

    "당연히 불안하실 것 같다. 그런데 휴진을 해도 일정을 조정해 일일이 연락을 드리도록 하고 있다. 진료가 많이 밀릴 것 같은 교수들은 휴진을 함부로 못 하기도 한다. 의사들은 환자를 위한 책임감과 소명 의식으로 일한다."

    ―전공의는 어떻게 돌아오게 하나.

    "전공의들이 돌아오는 것은 중요하다. 이 상황이 장기화하면 우리 전공의들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도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의료진이 갈수록 지쳐가고 있다.

    "원래 전공의가 없는 병원의 운영을 참고하고 있다. 전문의들이 과거보다 진료에 기여할 수 있게 하고, PA(진료 보조) 간호사들을 더 교육하고 있다. 이 체제로 병원이 적응해 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전공의들이 돌아왔을 때 격무에 덜 시달릴 것이라고 본다."

    ―전공의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나.

    "예측하기 어렵다. 최선을 다해 버티겠지만, 병원 운영난 등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겠지만 지금보다 더 신경 써야 한다. (교수들은) 환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병원을 지킬 것이다."

    ―정부의 의료 개혁을 어떻게 보나.

    "중증·필수 의료 강화 등 개혁의 방향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과정이 조금 급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필수 의료 문제가 의사 부족으로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인을 의사들과 논의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의료 공백 상황에서 병원장의 역할은.

    "병원에는 다양한 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화합이 중요하다. 저희 병원은 대학 병원으로서 의학 연구에도 중심이 되고 있다. 진료와 연구가 적절히 이루어지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진료만으로도 벅차서 걱정이다. 정상으로 돌아가기까지 병원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지 고민하는 것이 제 역할이다."
    기고자 : 정해민 기자
    본문자수 : 1608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