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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히잡 안 씌워 징역 8년형… 이란의 영화감독, 유럽으로 망명

    김광진 기자

    발행일 : 2024.05.17 / 사람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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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술로프, 소셜미디어 통해 밝혀
    "이란 정부의 탄압·만행에 고국 떠나"

    여배우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고 영화를 촬영했다는 이유로 징역 8년 선고를 받은 이란의 유명 영화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사진>가 유럽으로 망명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라술로프는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눈 덮인 산봉우리 배경 영상에서 "안전한 장소에 도착했다"면서 "당신들의 탄압과 만행 탓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라술로프 감독은 지난 8일 이란 법원에서 '정부에 반하는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혐의'로 징역 8년과 함께 태형, 재산 몰수 등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그의 신작 '신성한 무화과 씨앗'에서 "여배우들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아 국가 안보 위협을 공모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 작품이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77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초청되자 이란은 영화제 측에 초청 취소 압력을 넣기도 했다.

    라술로프는 영화를 통해 이란 사회를 비판해왔다. 이 과정에서 당국의 탄압에 따른 수감과 석방을 반복해왔다. 2020년에 이란의 사형 제도를 다룬 영화 '사탄은 없다'로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았지만, 당국의 허가 없이 영화를 촬영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017년에는 뇌물 상납을 거부하다 박해당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집념의 남자'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선정됐지만, 돌아온 것은 징역 1년과 여권 몰수 조치였다. 2022년 7월에는 이란 남부 아바단에서 발생한 10층짜리 '아바단 쇼핑몰 붕괴 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다가 수감됐고, 건강 악화로 지난해 2월 석방됐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정작 그의 영화는 자신의 조국에서 한 번도 상영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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