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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 건강 악화로 협연 취소
내한한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지휘자와의 인연 덕에 흔쾌히 출연

서울시향(지휘 야프 판 즈베던)과 9~10일 협연을 앞두고 있던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최근 악단과 리허설을 마친 뒤 인후통과 고열을 호소했다. 손열음은 당초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4번의 협연을 앞두고 "아마도 제가 만든 카덴차(피아노 독주 부분)를 연주하지 않을까 싶다"며 열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결국 공연 하루 전인 지난 8일 출연 취소를 결정했다.

당장 발을 동동 구르게 된 건 서울시향이었다. 손열음을 대신해서 이틀 연속 무대에 설 협연자를 찾기 위해 국내외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섭외에 들어갔다. 때마침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Hilary Hahn·44)에게 연락이 닿았다.

힐러리 한은 열 살 때 명문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하고 12세 때 볼티모어 심포니와 협연한 영재 출신으로, 그래미상(賞) 클래식 부문만 3차례 수상한 정상급 연주자다. 2023~2024년 뉴욕 필하모닉의 상주 예술가를 맡고 있는데, 뉴욕 필 음악 감독 출신의 지휘자 판 즈베던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2022년에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협연했고 지난해에는 뉴욕 필의 아시아 순회 공연에도 동행했다.

협연자의 출연 취소로 대타(代打)가 무대에 서는 사례는 적지 않지만 세계적 스타가 선뜻 협연에 응하는 건 보기 드문 경우다. 힐러리 한은 9~10일 서울시향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는 데 이어서 11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12일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아트홀에서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3곡) 연주회를 연다. 결과적으로 힐러리 한으로서는 나흘 연속 브람스 강행군을 펼치게 됐고 서울시향으로서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셈이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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