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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시장도 양극화 심화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상품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주춤하는 분위기에 아파트 경매는 수요가 늘고 낙찰가율(감정평가액 대비 낙찰 가격 비율)도 높아지는 등 각종 지표가 호전되고 있다. 하지만, 공장 경매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경매 응찰자와 낙찰가율 모두 저조한 상황이다.

29일 경·공매 정보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26일까지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90.8%를 기록하며 2022년 8월(93.7%) 이후 1년 8개월 만에 90%를 돌파했다. 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를 뜻하는 낙찰률도 이달 47.1%를 기록하며 지난달(34.9%)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2022년 6월(56.1%) 이후 가장 높다. 경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8명으로 전월(8.2명)보다 소폭 줄었지만 작년 1년 평균(6.5명)보다는 23% 많았다.

일부 지역에선 낙찰가가 감정가보다 높은 사례도 나왔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07㎡는 감정가(78억5000만원)보다 19.4% 높은 93억6900만999원에 낙찰됐고, 송파구 잠실동에서 나온 아파트 경매 4건도 낙찰가율이 100%를 넘겼다.

반면 공장 경매시장은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전국에서 진행된 공장·제조 업소 경매 709건 중 낙찰된 물건은 233건으로 낙찰률이 32.9%에 그쳤다. 작년 1분기(34.7%)보다 1.8%포인트 낮다. 2022년 1분기 3.76명이던 평균 응찰자 수 역시 지난해 1분기 2.84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2.58명으로 더 줄었다. 낙찰가율도 작년 1분기 78.2%에서 올 1분기 70.5%로 낮아졌다.

충북 음성의 한 화장품 공장은 감정가 21억2000만원에 처음 경매에 나왔지만, 8차례나 유찰된 끝에 지난 3월 겨우 주인을 찾기도 했다. 낙찰가는 감정가의 34.5%(7억3200만원)에 그쳤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최근 아파트는 거래량이 늘고 가격 하락세도 멈추면서 경매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지만, 공장은 경매로 나와도 받아줄 만한 사람이 없다"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공장 경매시장 침체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추이 기고자 :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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