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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소유주들이 많이 요청

지난달 공개된 올해 공동주택(아파트, 빌라 등) 공시가격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 10명 중 8명은 "공시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요구는 전세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빌라 소유주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입자들의 전세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작년부터 공시가격과 연동된 전세 보증보험 요건이 까다로워졌고, 신규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 빌라 소유주들이 세금 증가를 감수하더라도 공시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잠정안 공개 후 이달 8일까지 접수된 이의 신청 6368건 중 5163건(81%)이 공시가격을 높여 달라는 '상향 요청'이었다. 2020~2022년 상향 요청 비율이 2~7%대에 그쳤던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공시가격 상향 요청은 빌라 소유주가 주를 이뤘다. 공시가를 공개한 전체 공동주택 1523만가구 중 아파트 비율은 81%인데, 공시가격 상향 요청 건수 중에선 다세대·연립 비율이 72%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보증보험 요건 강화'를 꼽는다. 전세 사기를 막기 위해 작년 5월부터 보증보험 발급 요건을 '공시가격의 150%'에서 126%로 낮췄고, 이에 빌라를 임대해 주던 사람들이 신규 세입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됐다. 가령 A 빌라의 공시가격이 1억원이라면 이전에는 전세 보증금 1억5000만원까지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1억2600만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빌라의 전세 시세가 1억4000만원이라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금에 대한 보증을 100% 받을 수 없어 계약을 꺼리기 때문에 집주인이 공시가격을 올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증보험과 관련된 공시가격 상향 요청이 많이 있었다"며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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