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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자문위 중장기전략위 지적

저출생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는 '재정 만능주의'는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큰 효과가 없다는 정부 정책 자문위원회의 지적이 나왔다.

기획재정부 자문위원회인 중장기전략위원회는 29일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정책 과제'를 주제로 열린 미래전략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략위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진 등 각계 전문 위원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전략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족 지출 비율은 1.5%

(2020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1%보다 0.6%포인트 낮다. 가족 지출엔 각종 보육·출산 수당 등 현금성 지원이 들어간다. 그런데 OECD 사례 분석 결과, 가족 지출과 출산율 간 상관관계는 0.01에 불과하다는 게 전략위의 설명이다. 상관관계는 0~1 사이의 값을 갖는데, 0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적다는 뜻이다.

실제 미국의 GDP 대비 가족 지출 비율은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 되는 0.7%지만, 2022년 출산율은 1.78명으로 우리나라(0.78명)의 2.3배에 달한다. 노르웨이는 가족 지출 비율이 3.2%로 미국의 4.6배지만, 합계출산율(1.41명)은 미국보다 0.37명 낮다. 고영선 KDI 연구부원장은 "가족 지출을 OECD 평균으로 늘리려면 연간 11조원 이상의 막대한 재원을 써야 하지만, 출산율 제고 효과는 미미하다"며 "저출산 사업 전반에 대해 지출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략위는 이날 여러 부처에 흩어진 현금성 지원을 통폐합해 1년 단위로 지급하는 '가족수당'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또 육아휴직을 안 쓰거나 적게 쓰면 현금성 인센티브나 보육 관련 바우처를 지급하는 안도 내놨다.

하지만 이날 포럼에선 전략위 제언에 우려도 나왔다. 이철희 서울대 교수는 "(전략위가) 저출산 대응을 위해 인구 집중을 줄이고, 청년 고용을 높이는 등 구조 개혁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려면 훨씬 더 많은 재정 지출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주요국 국내총생산(GDP) 가족 지출 비율 기고자 :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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