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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예선 결승 2국 <흑 6집반 공제·각 30분>
白 박정현 아마 / 黑 정시우 아마

〈제8보〉(99~111)=대국자 두 사람이 모두 싸움꾼일 경우엔 십중팔구 난타전을 피하지 못한다. 어느 한쪽만 파이터여도 전투 바둑으로 흐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아웃복서끼리 만나면 잔잔한 영토 싸움을 반복한다. 이 바둑이 좋은 예. 둘 모두 자신을 '실리형'이라고 했다. 최규병 9단은 "패기가 좀 아쉽지만 둘 다 안정적 기풍으로 닮은꼴"이라고 분석했다.

백이 △로 좌우 흑 대마를 갈라친 장면. 여기서 99의 응수가 패착 선고를 받았다. 추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고도 발로 차버렸다는 것. 실리파 기사들의 소극적, 근시안적 약점이 드러난 것이다. 참고도를 보자. 99로는 1로 한 칸 뛰어 백 □의 준동을 막아야 했다. 백 2의 절단을 우려했던 것인데, 15까지 수순에서 보듯 백 2는 성립하지 않는 수다.

백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100의 급소에 이어 102로 좌중앙 흑말에 대한 차단 공격을 시작했다. 103으로도 '가'로 한 칸 뛰는 수로 본체의 탈출부터 서둘러야 했다. 104, 106의 노골적 공격에 좌중앙 흑 대마가 고립되면서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져든다. 단 한 번의 방심으로 순식간에 벌어진 참사다. 흑은 111의 구명줄에 희망을 걸어보는데….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18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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