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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前 해병대 수사단장에 조사 축소 지시 등으로 고발돼

'해병대 장병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 무마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6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유 관리관에 대한 고발을 접수한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소환 조사를 한 것이다.

공수처는 작년 폭우 실종자 수색 중에 채수근 상병이 사망한 사건을 조사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조사 축소를 지시했다는 혐의(직권남용 등)로 유 관리관을 수사 중이다. 유 관리관이 박 전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적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혐의자를) 한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작년 8월 박 전 단장은 이런 혐의로 유 관리관을 공수처에 고발했고, 지난해 9월 민주당도 유 관리관을 고발했다.

공수처는 또 박 전 단장이 경찰에 채 상병 사건 조사 결과를 이첩하자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회수하는 데 유 관리관이 관여한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당시 유 관리관이 경찰 관계자,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 비서관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공수처는 이날 출석한 유 관리관을 상대로 당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지난 1월 유 관리관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관리관 측은 '박 전 단장이 조사 결과 이첩을 보류하라는 국방부 장관의 명령을 어긴 항명 사건에 대한 증거 자료를 확보하려고 적법하게 조사 결과를 경찰에서 회수한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7월 말 당시 이종섭 국방장관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사 자료를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하자, 처음에는 승인했다가 입장을 바꿔 보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작년 8월 2일 박 전 단장이 경찰에 조사 자료를 이첩하자, 같은 날 군 검찰단의 '항명 혐의' 수사 개시와 자료 회수가 이뤄졌다고 한다. 당시 박 전 단장은 '중대한 군 기강 문란'의 사유로 보직 해임됐다. 공수처는 지난달 7일 이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기고자 :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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