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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기준 변경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月)평균 근로 일수를 22일에서 20일로 낮춘 대법원 판례가 나왔다. 이는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 금액의 산정 기준이 된다.

대법원은 "2011년부터 5인 이상 사업장에 '주 40시간제' 도입이 이뤄지고, 2013년 대체공휴일이 도입되는 등 근로 시간과 일수가 줄었다"며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며 근로 여건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밝혔다. 월평균 근로 일수에 대해 대법원은 1992년 25일, 2003년 22일로 판단했다. 21년 만에 기준을 바꾼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화재를 상대로 낸 구상금 소송에서 "일용근로자의 월 근로 일수는 20일을 초과해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원심은 2003년 대법 판례(월평균 22일)를 따랐다. 이번 대법 판결로 매년 수천건씩 접수되는 자동차 사고, 산업재해 관련 손배소에서 인정되는 배상액이 줄 것으로 보인다.

이 소송은 2014년 7월 경남 창원의 한 철거 공사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 A씨가 추락해 골절상을 입은 사고에서 시작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A씨에게 약 3억5000만원을 지급했다. 이어 보험사인 삼성화재를 상대로 손해배상액 중 7900여 만원을 부담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미래 예상 소득 등을 기초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한다. 일용근로자는 일당에 월평균 근로 일수를 곱해 예상 소득을 추정한다. 1심은 A씨의 근로 내역 등을 토대로 월 근로 일수를 19일로 산정했지만, 2심은 22일로 계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과거 일용근로자의 월 근로 일수를 22일로 보는 근거가 됐던 각종 통계자료 등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됐다"며 "20일을 초과해 인정하기 어려우니, 근로 여건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해 다시 판단하라"고 했다.

이 판결에 대해 한 법조인은 "대법원이 근로 일수 기준을 현실화한 것"이라면서도 "피해자들이 적정한 수준의 배상을 받을 수 있게 정신적 위자료 등을 적극 심리·산정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022년 1심 법원에 접수된 자동차 사고, 산업재해, 의료사고 등과 관련된 손배소는 3700건이 넘는다. 기고자 :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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