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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수진영 이론가 고카 인터뷰

서배스천 고카(54·사진) 전 백악관 부보좌관 겸 전략가는 22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 미군을 감축한다는 건 허튼소리"라며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면 미국은 70년 전 한국의 자유를 위해 피를 흘렸던 것처럼 또 한국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 성공적인 나라이고 미국이 모든 걸 해주길 바라서는 안 된다"면서도 "한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에 비하면 공정한 방위비 분담을 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 인식"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고립주의자가 아니다. 과도한 공포에서 벗어나라"고도 했다.

고카는 미국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이론가 중 한 명으로, 트럼프가 최근 마러라고 자택 행사에서 "지난 8년 동안 가장 충성스러웠던 사람"이라 말한 측근이다. 그가 2019년부터 진행하는 팟캐스트 '아메리카 퍼스트'에 트럼프가 최근까지 일곱 차례 출연했다. 고카는 "트럼프가 말하는 '아메리카 퍼스트'는 결코 미국이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해 국제 정세를 안정시키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재임 중 새로운 전쟁을 벌이지 않았고, 나토 회원국들이 마침내 정당한 국방비를 지불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고카는 "한국은 북한의 사악한 정권에 맞서는 데 중요한 나라지만 지금 한반도 방위가 미국의 최우선 순위는 아니다"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을 마무리하고,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제어하고, 국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는 게 미국으로선 더 급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많은 미국 군인이 한국인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고 지난 70년 동안 (지원이) 계속됐는데 왜 마다하겠는가"라며 "트럼프가 돌아오면 한국은 안전해지고, 북한은 두려움에 떨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고카는 트럼프의 외교·안보 기조에 대해 '이보다 더 좋은 친구도 없고, 더 나쁜 적도 없다(No better friend, no worse enemy)'는 미 해병대 경구를 인용했다. 동맹은 한없이 지지하겠지만 북한 등 적국엔 가차 없을 것이란 얘기다.

고카는 "트럼프는 당연히 김정은과 만나 '남한을 위협해선 안 되고, 미국의 리더십이 나쁘지 않다'는 걸 이해시키려 할 것"이라고 봤다. 일부 인사가 트럼프 집권 시 주한 미군 감축·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놓고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보수 일부에 불과하다"라고 했다. 고카는 한국 일각의 자체 핵무장 주장에 대해 "핵무기 보유가 좋은 건 아니지만 한국은 독립적인 국가고 필요하다 생각하면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적(북한)을 더 잘 이해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기고자 :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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