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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국내산 음식재료를 사용한 '냉동 김밥(GIMBAP)'은 지난해 미국 등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저칼로리 김밥' '비건 김밥' 등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현재 19개국에서 팔리고 있다. 과거 해외에선 김을 '블랙 페이퍼(검은 종이)'라 불렀다.

더군다나 김밥은 원재료 보관과 관리가 까다로워 수출이 불가능해 해외 소비자가 현지에서 접하기 어려운 품목 중 하나였다. 일반 김밥의 유통기한은 상온 7시간, 냉장 36시간이다.

2022년 반전이 일어났다. 냉동 김밥을 차세대 수출 유망품목으로 발굴해 집중적으로 육성한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중소 식품기업에 해외 판로 개척과 마케팅 기법을 지원해 냉동 김밥 수출 성공을 이끌었다. 비건 김밥의 상품화에 성공한 중소기업 '복을만드는사람들㈜ 농업회사법인(복만사)'을 발굴하고 수출을 지원했다.

이 업체는 '수분 조절 기술'로 냉동 김밥의 약점을 극복했다. 수분을 머금은 밥과 김, 채소 등 식재료는 냉동 과정에서 부풀면서 팽창한다. 이런 김밥은 해동 후 김은 눅눅해지고 전체적으로 본연의 맛이 살지 않는다. 2년 여간의 연구 끝에 급속 동결과 수분 제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밥은 갓 지은 직후 수분을 날리고, 당근은 삶은 후 곧바로 건조하는 방식이다. 수분이 많은 오이는 재료에서 제외했다. 냉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팽창은 내용물이 부풀기 전 급속 냉동으로 최소화했다.

aT 는 냉동 김밥 저변 확대를 위해 해외 신규 거래처 발굴과 국제 인증취득, 대형유통업체 입점과 판촉에 주력했다. 원활한 해외시장 정착을 목적으로 현지 소비자를 상대로 판촉 활동을 늘렸고, 인플루언서(소셜미디어 유명인)와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지원했다.

'코리안 스시'라고 불리던 김밥이 제 이름 '김밥'으로 세계무대에서 돌풍을 몰고 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aT는 중소기업과의 동반관계를 기반으로 동반 성장한 사례를 발굴하는 '윈윈 아너스 프로젝트' 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aT는 농업기관 중 처음으로 우수 기관이 됐다.

국내산 농수산물 수출 판로를 개척하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냉동 김밥 등 농수산식품 수출이 2022년 대비 0.4% 증가한 120억1000만달러(16조6200억원)로,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18일 밝혔다. 냉동 김밥 열풍과 함께 지난해 김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aT 관계자는 "국내산 쌀 수출에도 이바지하면서, 냉동 김밥을 비롯한 '쌀 가공식품' 수출액도 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냉동 김밥 수출이 급증하면서 떡볶이와 막걸리 등 K-푸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aT는 지난해 정부의 농수산식품 수출 장력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를 단장으로 하는 'K-Food(케이 푸드) 수출 확대 추진단'을 만들었다. 농수산식품 생산부터 가공, 수출 상품화, 바이어(무역업자) 알선, 해외 마케팅까지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디지털 기반 거래가 확대되는 수출환경 변화에 대응해 러시아, 독일 등에 온라인 한국 식품관을 신규로 개설했다. 현재 총 11개국 14개소의 온라인 한국 식품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온라인 유통 판매망을 확대하기 위해 193개 기업의 신규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aT는 지난해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현장 중심 수출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수출정보 데스크를 각 지역본부까지 확대 운영해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없앨 계획이다. 또한 K-푸드 수출영토 확장을 위해 수출 잠재력이 높은 신규시장과 기존시장 외에도 또 다른 시장 진출에 나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협업을 강화해 수출 잠재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발굴·육성하는 민간 협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며 "현장에서 수출 농가와 수출업체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이를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나주=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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