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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지난 1월 16일 경북 영덕군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원인은 야생멧돼지로 추정됐다. ASF 확산을 막기 위해 야생멧돼지를 찾는 게 시급한 일이었지만, 드넓은 산을 이곳저곳 옮겨다니는 생명체를 쫓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하지만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방역본부) 드론 특별 수색팀이 투입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드론 전담팀 6개조 20명이 열화상 드론을 활용해 수색에 나선지 하루 만에 야생멧돼지 14마리를 발견해 위치정보를 영천시·경주시에 제공했다. 이어 열화상 드론으로 파악된 야생멧돼지가 양돈농장으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농장 주변에 소독용 드론을 투입해 기피제 살포도 진행했다. 방역본부 관계자는 "드론을 활용해 전염병 예방과 확산을 막은 성공적인 사례"라고 했다.

방역본부는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ASF 등 예고 없이 찾아오는 가축전염병과 최전선에서 싸우는 기관이다. 시료채취, 전화예찰, 드론 등을 통해 가축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위성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은 18일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열화상 카메라와 드론을 접목한 야생멧돼지 집중포획 지원 활동과 농장주 스스로 방역상황을 진단하는 '가축전염병 자가진단 알림톡'을 개발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전화예찰 알림톡의 고도화, 인공지능(AI) 신기술 도입을 검토하는 등 가축방역의 선구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축전염병 드론으로 잡는다

방역본부는 '드론'을 활용해 선제적 방역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소독 드론, 예찰 드론, 열화상 드론 등을 활용해 철저한 차단 방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독 드론은 농가에서 접근이 어려운 축사 지붕을 소독하는 데 활용된다. 조류인플루엔자를 옮기는 철새의 접근을 막기 위해 기피제를 살포하는데도 활용된다.

특히 열화상 카메라와 드론을 접목한 열화상 드론은 아프리카돼지열병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 남하를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방역본부가 열화상 드론을 활용해 야생멧돼지 집중 포획 사업을 벌인 결과, 포획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나 증가했다. 방역본부는 드론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화예찰 방식 탈피한 'AI 보이스봇' 추진

방역본부는 질병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직접 농장주와 통화해 가축의 상태를 파악하는 '전화예찰사업'을 시행해왔다. 지난해부터는 육성으로 진행했던 전화예찰을 고도화해 농장주가 스스로 가축의 상태를 자가 진단해 이상징후가 발생하면 즉각 신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자가진단알림톡)을 개발해 운영했다.

올해엔 '가축전염병 자가진단 알림톡'을 더 고도화한 'AI 보이스봇(인공지능 기반 보이스 안내 로봇)'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AI 보이스봇은 가축전염병이 발생하면 24시간 자동으로 운영된다. 보이스봇이 축산농가에 전화를 해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질문을 하면 축산농가는 AI의 질문에 따라 답변을 한다. 이때 모인 정보와 AI 시스템을 통한 분석으로 가축전염병에 대응한다. 축산농가에서 모은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해 분석하기 때문에 방역 사각지대도 크게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자 맞춤형 교육'…가상농장 방역교육 플랫폼 개발

농림축산식품부와 방역본부는 '가상농장 방역교육 플랫폼'을 합동 개발하고 있다. 가축방역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이 플랫폼에선 가상공간 등을 활용한 체험·교육이 진행되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플랫폼은 체험관, 교육관, 자료실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신규 진입 농장주, 외국인 근로자, 축산관계자 등이 이 플랫폼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본부 관계자는 "메타버스 환경 아래에서 가축방역 등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상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기능을 경험할 수 있고 방역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영어·중국어·네팔어·태국어·캄보디아어·베트남어·미얀마어 등 7개 외국어를 적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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