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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총선 내일부터 44일 대장정

유권자만 9억7000만명, 투표 기간만 6주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거인 인도 총선이 19일 시작된다. 이 선거 결과에 따라 2014년 집권 인도국민당(BJP)을 이끌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74) 총리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된다.

연방 하원 의원 543명 전원을 새로 뽑는 인도 총선은 상상을 초월하는 스케일뿐 아니라 다른 나라 선거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 때문에 치를 때마다 지구촌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넓은 영토와 너무 많은 유권자 때문에 투표도 한 달이 넘도록 진행되는데, 첫 투표일인 이날부터 마지막 투표일인 6월 1일까지 약 6주간 총 7번의 투표가 치러지고 총선 결과는 6월 4일에 발표된다.

인도 인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문맹자들도 쉽게 정당들을 식별할 수 있도록 각 정당은 연꽃, 손바닥 등 그림으로 그려진 상징을 부여받는다. 인도 전역에 투표소 105만곳이 설치되고 선거 관리 인력 1500만명이 동원된다. 헬기·낙타·말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투·개표가 진행된다.

선거를 앞두고 나오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모디가 이끄는 BJP의 압승이 유력시되고 있다. 현지 매체 인디아TV와 여론조사 업체 CNX가 투표 개시를 이틀 앞둔 17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BJP는 단독으로 343석(63%), 친여 정당들과의 연합으로도 393석(72%)을 얻어 의석을 싹쓸이할 것으로 예측됐다. 총리 선출 최소 의석수(272석)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반면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INC)의 의석수는 불과 40석(7%)에 그치고, 반(反)모디 세력을 규합해도 99석(18%)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선거에서 예상대로 압승할 경우 BJP가 사실상 1당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디의 최대 무기는 '경제'다. 2014년 세계 11위였던 인도의 경제 규모는 지난해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올라섰고, 2027년엔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위로 뛰어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G20(20국) 정상 회의 개최와 인류 최초의 달 남극 착륙 등 인도의 위상을 과시하는 뉴스가 쏟아졌다.

그러나 모디와 BJP가 총선 승리 굳히기를 위해서 대중을 과도하게 자극하고, 반대 세력 탄압에 앞장섰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모디가 총선을 100여 일 앞둔 지난 1월 북부 도시 아요디아의 힌두교 사원 축성식에 직접 참석하면서 "힌두민족주의를 앞세워 선거 출정식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원이 건립되는 터가 힌두교도들이 "과거에 힌두 사원이 있었던 곳"이라며 이슬람 모스크를 파괴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런 모디에게 맞서 2014년과 2019년에 이어 또다시 라훌 간디(54) INC 전 총재가 총리 후보로 나서 정권 교체에 도전한다.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를 비롯해 총리만 세 명을 배출한 인도 최고의 정치 명문가인 간디 집안 출신이다. 하지만 총리를 지낸 외할머니(인디라 간디)와 아버지(라지브 간디)가 모두 피살된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투표 시작을 앞두고 패배를 예고하는 각종 여론조사로 그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그는 "집권 여당이 야당 인사들을 체포하는 등 탄압에 나서며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있다"며 반(反)모디 전선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그래픽] 나렌드라 모디 vs 라홀 간디 기고자 : 류재민 기자 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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