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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사원·교사·간호사 등 7명
검찰·변호인단 '현미경 검증'

'영업 사원, 영어 교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IT 컨설턴트, 간호사, 두 변호사.'

16일 미국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 추문 입막음' 사건의 유무죄를 평결할 배심원(대체 배심원 6명 포함) 18명 가운데 7명을 선정했다. 전날 전직 미국 대통령 최초로 형사 법정에 선 공화당 대선 주자 트럼프의 운명을 결정할 배심원 일부가 재판 이틀째인 이날 윤곽을 드러내자 현지 언론들은 이들의 면면을 앞다퉈 보도했다. 배심원단 대표 격인 대변인을 맡을 아일랜드 출신 30년 경력 영업 사원이 배심원에 선정되자 아일랜드계 매체들은 "아일랜드 출신이 트럼프 재판을 맡게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배심원들은) 미국 정치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사건은 트럼프를 둘러싼 형사사건 4개 가운데 11월 대선 이전에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 재판부는 18일 세 번째 재판을 열고 나머지 배심원 11명을 선정하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배심원들이 유무죄를 판단하고 유죄일 경우 판사가 형량을 정하는 미국 형사재판의 시작은 공정한 배심원단 선정이다. 이번 트럼프 재판의 배심원단 선정 작업은 유례 없이 어렵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배심원단 후보 500여 명은 뉴욕 시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됐는데, 뉴욕은 민주당세가 강한 대표적 지역이기 때문이다. NYT는 "(이번 재판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추정되는 피고인이 매우 인기가 없는 도시에서 배심원단 선정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보여줬다"며 "(선정된 배심원단은) 역사의 짐을 짊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재판 첫날인 15일 후보 96명이 법정에 출석했지만, 배심원을 한 명도 선정하지 못한 채 재판이 끝났다. 이날 후안 머천 판사가 "공정한 재판이 어려울 것 같은 사람은 밝혀달라"고 하자 법정에 출석한 후보 96명 가운데 50명 이상이 손을 들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16일 재판에서 트럼프 변호인단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부터 '트루스소셜(트럼프의 소셜미디어) 등을 자주 방문하느냐' 등 질문으로 배심원 후보 가운데 옥석(玉石)을 가리기 위한 현미경 검증에 나섰다. 소셜미디어 게시물들을 샅샅이 뒤져 자신에게 불리한 성향의 후보들을 적발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트럼프)를 내보내고 가두라"고 적은 사실이 변호인단에 의해 공개되면서 배심원에서 제외됐다.

한때 트럼프 최측근이었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의 책을 읽거나 팟캐스트를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코언은 트럼프와의 성관계를 폭로하려던 포르노 배우 등에게 트럼프의 지시로 입막음용 돈을 건넸다고 2019년 2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폭로한 인물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도 나왔다. 한 후보는 "아는 법조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변호사와 사귄 적이 있었다. 잘 헤어졌다"고 말해 법정에서 웃음이 나왔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상황에 따라 '특별 카드'도 동원했다. 각각 10명씩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배심원 후보에서 제외할 수 있는 '예비적 이의 제기권'이다. 이날 재판 이후 양측은 각 4번의 카드가 남았다고 CNN은 전했다.

[그래픽] 뉴욕 형사법원이 트럼프 재판 배심원 선발 때 던진 질문 기고자 :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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