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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개봉 '퓨리오사'로 방한한 조지 밀러 감독
인생작으로 '매드맥스' 꼽은 봉준호 감독과 대담

'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감독을 울린 영화가 있다. 봉 감독은 "보고 있자니 '이런 영화야말로 시네마'라는 생각에 온 정신이 고양되면서 눈물이 쏟아졌다"고 했다. 그가 말한 영화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14일 오후 서울 CGV용산에서 '매드맥스' 시리즈를 만든 조지 밀러(79)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털어놓은 고백이다.

'분노의 도로' 후속작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들고 방한한 밀러 감독은 이날 관객 600여 명에게 일부 장면을 미리 선보였다. 대담자로 나선 봉 감독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매드맥스 광팬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들뜬 목소리로 질문을 이어갔다. '분노의 도로'는 그해 칸 영화제에서 상영되자마자 "테스토스테론으로 칸을 정복했다"는 격찬을 받으며 오스카 6부문을 휩쓸었다. 흥행도 크게 성공해 전 세계 매출 3억8040만달러(약 5270억원)를 올렸다. 곧바로 제작에 들어가 9년 만에 완성된 '퓨리오사'는 시간상 '분노의 도로' 이전 이야기다. 여전사 역을 애니아 테일러조이가 맡아 엄마를 잃은 아이가 최고 사령관에 오르기까지 사투를 보여준다. 내달 15일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다.

봉 감독과 밀러 감독은 각자 서로의 작품인 '분노의 도로'와 '기생충'을 '내 인생 최고 영화 10편' 중 한 편으로 꼽는다. 봉 감독은 밀러 감독이 의대를 나왔다는 점을 두고 "의사였다는 사실이 감독 일에 영향을 주느냐"고 물었다. 밀러 감독은 "모든 각도에서 미세하게 들여다보고, 최적화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의사와 감독은 비슷하다"고 답했다. 이어 "영화든 의술이든 호기심이 근본"이라며 "특히 영화는 인간이 왜 존재하는지 고민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일부 장면은 '분노의 도로'를 넘어서는 놀라운 스케일과 속도를 보여줬다. 봉 감독이 밀러 감독에게 "원래 속도광이시냐"고 묻자 밀러 감독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사실 저는 전기차만 타고, 안전 속도를 지킨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봉 감독의 신작 '미키17'은 지난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영화 산업 박람회 '시네마콘 2024'에서 일부 장면을 선보였다. 현장에서 영상을 봤다는 밀러 감독은 "보는 순간 '봉준호가 또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는 통합된 이야기에 새로운 소재, 새로운 세계를 담아야 하는데 봉 감독은 그 점에서 항상 신선하고 독창적"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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