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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男, 4만회 분량 숨겨 징역 8년

필리핀에서 밀수한 필로폰을 경기 수원 화성 행궁과 공동묘지 등에 숨겨놓고 국내 유통의 중간책 역할을 했던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동식)는 15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성 김모(40)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작년 6월부터 필리핀에 거주하며 텔레그램을 통해 현지 마약상을 만나 필로폰 밀수를 공모했다. 김씨는 마약상에게 "필로폰을 갖고 마닐라 공항에서 한국 공항으로 출발할 것이다. 필로폰을 소분(小分)해 서울 지역에 숨겨주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실제 작년 7월 김씨는 필로폰 830g이 진공 포장된 해바라기씨 봉지를 받아 국내 각지에 숨겼다.

김씨의 혐의는 이런 식으로 밀수된 필로폰을 숨겼다가 매수자들이 찾아가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작년 6월 김씨는 경기 수원시 화성 행궁의 성벽 나무 아래 필로폰 300g을 숨겼다. 마약을 투명 비닐봉지에 넣고 테이프로 싸서 묻었다.

작년 7월에는 새벽에 수원의 한 공동묘지를 찾아가 인근 가로등 아래에 필로폰 300g을 숨겼다. 충남 천안의 한 공원 화장실 세면대 아래에 필로폰 50g을 숨기기도 했다. 공원 주차장이나 빌라 옥상, 원룸 가스 배전함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반입·관리한 필로폰을 합치면 총 1.97㎏이다. 1회 투약분을 0.05g으로 계산하면 약 3만9000회 투약분에 해당한다. 김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가 수입하고 관리한 필로폰이 대량이고, 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범죄"라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기고자 : 신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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