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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명예훼손 아냐＂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김재호)는 12일 저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대법원이 작년 10월 무죄 취지로 파기한 판결을 반영한 것이다. 이로써 박 교수가 고소를 당한 지 9년 10개월 만에 이 사건에 대한 사법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이전 2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각 표현은 학문적 주장 또는 의견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명예훼손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제국의 위안부'가 출간된 것은 2013년 8월이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2014년 6월 박 교수가 자신들을 '자발적 매춘부' 등으로 매도했다며 고소했다. 검찰은 책에 나온 '위안부의 자발성' '강제 연행 부인' 등의 표현 35개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박 교수를 2015년 11월 기소했다.

1심은 "박 교수 견해에 대한 판단은 재판이 아니라 학문의 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표현 11개가 허위 사실이며 명예훼손"이라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파기환송심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면서 "학문적 연구에 사용된 표현의 적절성은 법정에서 가려지기보다 자유로운 공개 토론 등을 통해 검증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아직 민사 소송 2심이 진행 중이어서 오늘 무죄 판결은 반쪽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문제가 된 '자발적 매춘부' 등의 표현은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자들을 비판하는 취지에서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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