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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지난달 22일 코코아 콩 선물(先物) 가격은 t당 8939달러를 기록, 같은 무게의 구리 가격(8740달러)을 넘어섰다.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El Nino)' 여파로 코코아 작황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1. 코코아 가격, 얼마나 올랐나

코코아 콩 선물 가격은 지난 1일 t당 1만120달러까지 오르며 최초로 1만달러 선까지 넘겼다. 올해 초 가격(4275달러)의 2.4배 수준이다. 최근 10년 동안 코코아 가격은 2000~3000달러 정도였는데,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치솟으며 달달한 초콜릿이 가격만큼은 씁쓸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2. 왜 가격이 오르나

엘니뇨 현상 같은 이상 기후 때문이란 해석이다.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 심각한 가뭄이나 홍수가 발생하곤 한다. 실제로 코코아 생산량 1~2위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선 지난 2월부터 극심한 가뭄과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코코아 농사가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에 따르면, 두 지역은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의 53%를 담당한다. 지난해엔 엘니뇨 영향으로 평소보다 많은 비가 왔는데, 이 때문에 곰팡이 감염병으로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많았다. ICCO는 올해 코코아 공급량이 전체 수요 대비 37만4000t 부족할 것으로 예상한다.

3. 소비자들엔 어떤 영향이 있나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뛰니 초콜릿 가격도 오른다. 시장 조사 기관 NIQ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활절에 주고받는 '초콜릿 달걀'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대비 12% 이상 올랐다. 제품의 양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상승시키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도 나타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부활절에 먹는 달걀 모양 초콜릿이 비싸졌을 뿐 아니라 크기도 더 작아졌다"고 보도했다.

4. 초콜릿 가격 계속 오를까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초콜릿 제조사들은 6~12개월 동안 코코아 가격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사람들이 앞으로 비싼 초콜릿 가격을 감수해야 할 것이란 얘기"라고 전했다. 주요 코코아 가공 업체인 바리칼리바우트나 블로머초콜릿 등이 시설 폐쇄와 근로자 해고 조치를 발표한 것도 초콜릿 가격을 더 올릴 요소로 꼽힌다.

5. 엘니뇨로 다른 작물도 타격받나

커피도 타격을 받는다. 홍수와 가뭄, 고온 현상 때문에 세계 최대 커피 산지 국가인 브라질과 생산량 4위 인도네시아의 커피 재배가 타격을 입고 있다. 올해 초 파운드당 1.9달러였던 커피 가격은 지난 10일 2.1달러까지 올랐다. 설탕 가격 역시 올 들어 일부 하락했지만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네덜란드 라보은행의 농산물 시장 분석 총괄인 카를로스 메라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설탕 수출국인 태국, 인도, 호주의 기후가 엘니뇨로 인해 건조해지면서 (생산량이 줄어) 설탕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기고자 :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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