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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제여론 악화에 한발 물러서
이란은 '영사관 피폭' 보복 재천명

이·하마스 협상단 카이로서 회동
＂종전 땐 네타냐후 퇴출 가능성＂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6개월을 맞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 상당수를 철수하면서, 양측이 일시 휴전에 합의할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휴전성사 가능성에 대한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7일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영사관 폭격으로 군 지휘관들을 잃은 데 대한 보복 공격을 거듭 예고했다. 이스라엘군 역시 자국 영토 북쪽 레바논과의 국경 지역에서 이슬람 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공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혀 전선은 더 확대되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압력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에서 확산 중인 기근 등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전향적 조치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간밤에 1개 여단을 제외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철수한 98사단은 가자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에서 4개월 넘게 전투를 벌여왔다. 남겨진 나할 여단은 가자지구의 '허리' 부분을 동서로 가로질러 지중해까지 닿는 '넷자림 통로'를 계속 지키기로 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스라엘이 가자 주요 도시 점령 대신 하마스 고위급 등에 대한 선별적 기습 공격 위주로 전술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CNN은 병력 철수에 대해 "중요한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전쟁연구소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현재 피란민 140만명이 몰려 있는 가자 최남단의 국경 도시 라파를 공격할 경우를 대비해 피란민 대피 장소로 칸유니스를 비워놓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 장관은 "(병력이) 라파 등에서 다음 임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설치한 가자 분리 장벽을 넘어 1200명가량을 학살하고 250여 명을 납치, 현재 인질 100여 명이 잡혀있다. 지난해 12월 초 이스라엘 지상군의 칸유니스 진입을 비롯해 무차별 공습 등으로 팔레스타인인은 3만3000명 이상 사망했다. 특히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이 국제 구호 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차량을 오폭해 미국인 등 활동가 7명이 사망한 후 국제사회 여론은 급격히 악화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서는 아직 커다란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 중인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이스라엘 대표단에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라'는 지시가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반면 하마스 관계자는 로이터에 "이번 회담에서도 새로울 것은 없고,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인질 석방을 위한 즉각 휴전과 네타냐후 퇴진 등을 요구하는 10만여 명의 집회가 벌어졌다. 특히 네타냐후는 하마스에 대한 공세를 늦출 경우 연정을 끝내겠다는 극우 정파의 압력도 받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가자 전쟁이 끝날 경우 네타냐후는 선거를 통해 즉각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네타냐후는 라파로 진격하지도 않고, 휴전을 하거나 후퇴하지도 않으면서 전쟁을 길게 끌고 있다는 관측이 있다"고 전했다. 기고자 :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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