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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경기도 쌍방울 간 유착
北에 100억 건넨 후진적 범죄＂

검찰이 쌍방울 그룹의 800만달러 불법 대북 송금에 관여하고, 쌍방울에서 수억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15년을 8일 구형했다. 지난 2022년 10월 기소 이후 1년 6개월 만에 재판이 마무리된 것이다. 1심 판결은 오는 6월 7일 이뤄진다.

이날 수원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징역 12년과 벌금 10억원, 추징금 3억3400여 만원을, 외국환거래법 위반·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또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기소된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19년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달러를 쌍방울이 대신 북한 측에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쌍방울 측에서 법인 카드와 차량 등 수억 원대 금품을 제공받고, 자신의 법인 카드 사용 내역을 없애려고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은 남북 분단의 현실에서 남북 경협을 고리로, 경기도와 쌍방울 그룹이 유착돼 저지른 대표적인 후진적 정경 유착 범죄"라고 했다. 이어 "이화영이 북한에 건넨 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어떻게 사용됐을지 심히 우려된다"며 "조선노동당에 제공된 자금은 통치 자금과 다를 바 없고, 대한민국과 국제사회 안보를 위협하는 자금원이 됐을 거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재판 태도를 '사법 방해 행위'로 정의한 뒤 "재판이 끝나는 이 순간까지도 남 탓하며 반성의 기미도 없어 안타깝다. 선처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작년 6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이 북한에 돈을 대납했다고 (이재명 지사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아내 백모씨는 법정에서 남편을 향해 "정신 차리라"며 고성을 질렀고, 변호인들이 잇따라 사임하면서 재판은 한 달 넘게 공전했다. 같은 해 10월엔 법관 기피 신청을 내면서 77일 동안 재판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결국 그는 "검찰의 회유와 압박에 허위 진술을 했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이날 "검찰이 이재명을 제거하기 위해 이화영을 대북 송금 사건의 주범으로 몰았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원도 아니고 이재명 지지자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재명의 무죄를 주장한다"면서 "이재명의 무죄가 이화영의 무죄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때 방청객 3~4명이 큰 소리로 박수를 치자, 재판장은 버럭 하며 "재판을 방해하는 행위다. 한 번 더 이러면 퇴정을 명한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최후 진술에서 "차라리 죽으라고 구형했으면 마음이 편했을 것"이라며 "반드시 시간이 지난 후 재수사해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모레가 총선인데, 야당 지도자를 정치적 의도로 혹독하게 탄압하는 검찰은 이제 그만 빠져달라"고도 했다. 기고자 : 수원=김수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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