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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89% 늘고 4건중 3건은 유찰

부동산 호황기 때 투자 열풍이 불었던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무리하게 대출받아 투자했다가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법원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공급과잉 탓에 응찰에 나서는 투자자가 없어 4건 중 3건은 유찰되고 있다.

7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법원 경매에 부쳐진 전국 지식산업센터는 총 23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25건)에 비해 88.8% 증가했다. 지식산업센터 경매 진행 건수는 2022년 403건에서 지난해 688건으로 70.7%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매 시장에 매물은 쌓이는 반면 낙찰받으려는 수요는 저조해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떨어지고 있다. 법원 경매에 나온 지식산업센터 낙찰률은 2022년 45.0%에서 2023년 28.9%, 올 1분기에는 25.0%로 하락했다. 4곳 중 3곳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낙찰가율 역시 2022년 88.7%, 2023년 71.2%에서 올 1분기에는 69.6%로 하락했다.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렸던 지식산업센터는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 ~2021년 전국에서 우후죽순 분양됐다. 전매 제한이 없는 데다 분양가의 80~ 90%까지 대출이 가능해 아파트를 대체하는 투자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단기간 공급이 과도하게 이뤄진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공실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2010년대 들어 조성된 택지에 지식산업센터가 과도하게 공급된 경기 고양시나 하남시, 평택시 등지에선 공실률이 90%에 달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준공을 앞둔 지식산업센터가 아직도 많지만 임대 수요는 저조해 앞으로도 공실이 늘고 경매 물건이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이후 금리가 내리더라도 시장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고자 : 신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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