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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677년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음력 2월 25일은 양력으로 4월 5일, 식목일에 해당한다. 식목일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부터 있었다. 이후 국민 모두가 아는 국가 기념일로 자리매김했다. 식목일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토녹화에 큰 역할을 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이제 모든 산이 울창한 푸른 숲으로 덮여 있다.

지난 50년 동안은 산림을 푸르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제 OECD 평균의 1.26배에 달하는 산림자원량을 보유하게 됐다. 앞으로 지속가능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탄소중립 시대에는 나무를 '심는 것'을 넘어 '이용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 나무를 수확해 얻는 목재는 앞으로 가치가 더욱 높아질 주요 미래 '자원'이다. 우리나라 산림의 경제적 가치는 161조원, 공익적 가치는 259조원으로 연간 총 420조원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그중 목재산업은 매출액 48조원 규모로 탄소중립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콘크리트·플라스틱·철과 같이 탄소를 대량 배출하는 소재와 달리, 목재는 나무가 생장하며 대기로부터 흡수한 탄소를 내부에 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최근 3년 평균 약 7조억원어치에 해당하는 목재를 수입하고 있다. 이를 국산목재로 대체하면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UN기후변화협약에 따라 국산 목재제품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실적'에 인정된다.

목재 수확은 무분별한 산림 훼손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치가 있고 공익성이 높은 숲은 철저히 보전하되, 산림경영 목적의 경제림에서는 ▲심고 ▲가꾸고 ▲수확하고 ▲다시 심는 산림자원 '순환경영'이 필요하다. 성숙한 나무 수확 후 어린나무를 심으면 결과적으로 산림의 탄소흡수량이 늘어난다. 그래서 탄소중립에도 더욱 기여하게 된다. 이제 우리도 선진국형으로 산림을 경영하고 관리해야 한다.

목재는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따라 탄소 저장기간이 달라진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국제지침에 따르면 목재제품이 탄소를 고정하는 기간은 종이의 경우 2년 정도로 짧다. 그러나 제재목·합판·보드류 등은 25년 이상이라고 한다. 목재를 가능하면 고부가가치화해 오랜 기간 써야 탄소중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목재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전 세계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목조건축이다. 목조건축물은 평균 수명이 50년 이상이다. 잘 관리하면 200년 이상까지도 사용 가능하기에, 탄소를 아주 오랜 기간 고정한다. 목조건축물 100㎡(약 30평)에는 일반건축물에 비해 40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이미 20층 이상의 고층 목조건축물들이 앞다퉈 지어지고 있다. 산림청도 국토교통부 등과 공공부문 목재 이용 확대에 필요한 법·제도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6월에는 국내 최고층(7층) 목조건축물인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가 대전 서구에 들어설 예정이다.

앞서 식목일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날이라고 했다. 재미있게도 신라의 통일과 목조건축은 관계가 있다. 신라 시대 우리 선조들은 '통일의 염원'으로 황룡사 9층 목탑을 건립했다. 이 목탑은 약 80m로 무려 아파트 30층 높이에 이른다. 그로부터 약 1400년이 지난 2024년 식목일을 맞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산림과 목재를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우리 선조들의 목조건축 기술과 지혜를 이어받아, 탄소중립의 친환경 해결책 '목재 이용' 시대가 다시 한번 열리길 기원한다. 기고자 : 남성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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