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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4월 5일은 모두에게 친숙한 '식목일'이다. 세월이 지나며 식목일은 나무를 '심는' 날만이 아니라, 나무의 '이용'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는 날이 됐다. 나무의 효율적인 이용은 탄소중립 시대는 물론, 식목일의 진정한 의미와 맞닿아 있다. 목재는 신문·책·가구·택배상자 등으로 가공되며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소재이다. 최근에는 건축물의 바닥·기둥까지도 목재로 만들어지고 있다. 숲에서 나오는 목재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자원'이다. 지금 세계는 자원을 놓고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석탄·원유·천연가스 등 이미 자원전쟁의 무기가 되어온 에너지 소재부터, 반도체 등 산업재까지 전장(戰場)이 확대되고 있다. 목재는 나무의 광합성으로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고정하고 있는 탄소중립소재이자 친환경 자원이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목재 이용은 점점 더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목재산업, 자급률 낮지만 잠재력 ‘풍부’

2020년 통계청 경제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목재산업의 규모는 매출액 48조원, 관련 업계 종사자 17만여 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목재 자급률은 2022년 기준 15%에 그쳤다. 연간 국내 목재 수요 2868만㎥ 중 국산 목재 공급량은 431만㎥뿐이었다. 목재 수입에 최근 3년 평균 약 7조원의 외화를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뉴질랜드·오스트리아는 자국 목재 자급률이 100%이며, 미국(71%) 독일(53%) 일본(42%) 또한 우리나라보다 몇 배씩 높다.

우리나라는 한때 전국적으로 산림 불모지였다. 그러나 세계가 주목하는 ‘국토 녹화’ 성공으로 현재는 ‘산림자원 강국’ 반열에 올랐다. 1960년대부터 2022년까지 나무 약 120억 그루를 심었다. 현재 78억 그루의 산림자원이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산림자원량은 1ha당 165㎥이다. 이는 OECD 평균 131㎥의 1.26배에 해당한다. 국내 목재산업 성장을 위한 1차적인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목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미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은 2010년 공공건축물 목조화에 관련된 법률을 제정하고, 2021년 이를 민간 건축물까지 확대했다. 독일은 전략적인 숲 가꾸기로 EU(유럽연합) 국가 중 가장 많은 산림자원량(ha당 321㎥)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핀란드와 뉴질랜드는 임업이 국가 GDP(국내총생산) 비율의 각각 4.2%, 1.6%로 핵심 경제산업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2002년 목재 자급률은 18.8%로 현재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2020년에는 41.8%까지 증가했다. 2020년 기준 일본의 전체 건축물 중 목조 비율은 43.5%에 달한다.

◇목재 이용은 곧 탄소중립 실천…‘목조건축 지원 사업’ 눈길

해외 선진국에서는 ‘탄소중립’이라는 메가트렌드와 함께 목재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철근·콘크리트·플라스틱·알루미늄 등의 소재는 제조·사용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대량 소비한다. 이 때문에 많은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한다.

반면 목재는 나무의 광합성으로 대기로부터 흡수한 탄소를 장기간 고정하고 있는 ‘탄소통조림’이다. 목재에서 수분을 제외한 건조 중량 중 50%가 탄소의 무게이다. 목재로 건축물·가구 등을 만들면 그 안에 탄소가 그대로 고정된다. 이 때문에 기존의 콘크리트·플라스틱 등 탄소 다배출 소재를 목재로 대체하는 것 자체가 ‘탄소중립 실천’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0㎡(약 30평) 주택을 철근콘크리트 아닌 목조로 건축할 경우 총 40t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다.

산림청은 목조건축 중심으로 국산 목재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쓰고 있다. 먼저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인 목조건축 사례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전국적으로 2022년부터 지원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도시 거리 ▲버스 승강장 ▲쉼터 등 사회 기반을 콘크리트·플라스틱에서 탄소저장소재인 목재로 전환해 나가는 ‘목재친화도시’ 사업이 10개 시·군에서 진행 중이다. 또한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목조건축물 조성으로 국민이 목조건축을 직접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국산 목재 목조건축 실연 사업’과 ‘친환경 목조전망대 사업’ 또한 전국 13개소에서 추진하고 있다.

◇산림청, 공공기관 목조건축 조성 선언…활성화 ‘박차’

산림청은 지난해 8월 산림청과 산하 공공기관이 조성하는 건축물을 목조로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국내 목조건축물 중 가장 높은 곳은 국산 낙엽송으로 지어진 경북 영주의 한그린 목조관(지상 5층·19.1m)이다. 국내 최대 목조건축물은 경기도 수원에 있는 국립산림과학원 종합연구동(연면적 4552㎡)이다. 이 건물에는 동일 면적 철근콘크리트 대비 약 1300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 오는 6월 지어질 대전 서구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는 국내 최고·최대 규모의 목조건축물이 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목재 1363㎥이 투입된다. 지상 7층 규모에 연면적은 약 9800㎡에 달한다. 목재 관련 R&D 연구 또한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 주도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목조건축에선 목재라는 ‘소재’와 건축 ‘분야’가 함께 융합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각 소관 부처인 산림청과 국토부의 협업이 중요하다. 이미 2022년 국토부·산림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서울시청 간에 목조건축 활성화 업무협약이 체결된 바 있다. 목조건축 관련 규제 해소도 중요하다. 목조건축에 대한 높이와 규모 제한(종전 18m·3000㎡까지)은 2020년도에 폐지됐다. 현재 층간소음 기준만 충족하면 목조 바닥구조로 아파트를 건축할 수 있도록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다. 종전에는 콘크리트 바닥구조만 허용됐다. 향후 목조건축을 위한 양 기관 간의 법·제도 관련 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국내 시장 또한 긍정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본문자수 : 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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