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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댓글부대' 게시판… '댓글부대' 안국진 감독, 댓글에 직접 답하다

"1점 준 사람들은 댓글부대임?" "좋았다는 감상평들 댓글부대가 조작하는 것임."

지난달 27일 개봉한 영화 '댓글부대'를 둘러싸고 서로 댓글 조작을 의심하는 블랙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 대기업 비리를 고발했다가 오보로 몰리며 정직을 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에게 자신이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제보자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 반전 결말로 관객을 혼란에 빠뜨리며 "용두사미"라는 혹평과 "시대를 관통한 영화"라는 호평이 뚜렷하게 갈렸다.

진실을 찾으려는 기자와 약간의 거짓을 섞어 더 그럴듯한 진실을 만들어내는 여론 조작단 '팀 알렙'의 팽팽한 대립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이 영화엔 정의를 부르짖는 기자도 악을 처단하는 쾌감도 없다. 오히려 관객의 믿음을 거듭 배반하며 '그래서 진실이 뭔데?' 질문하게 한다. 속 시원한 영화를 기대했다면 불편할 수 있으나,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탈진실 시대에 화두를 던지는 문제작임엔 틀림없다. '댓글부대' 안국진(44) 감독과의 인터뷰를 유튜브·커뮤니티 등의 댓글에 답하는 형식으로 정리했다.

내가 본 게 다 진짜야? 가짜야 뭐야? 내가 바보가 된 건가 ㅋㅋㅋ

"의도했던 바다. 영화에서 벌어진 모든 일이 실제 현실인지 소설처럼 쓴 이야기인지도 모호하길 바랐다. 호불호는 예상했지만, 용감하게 시도해봤다. 결말을 보고 혼란을 느낀 관객이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고 재해석하면서 영화가 온라인으로 연결되길 바랐다. 이 영화 전체가 하나의 커뮤니티 게시물인 것처럼."

이 영화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하죠? 팩트는 어떻게 체크해야 하죠?

"대부분 진짜라고 보면 된다. 두 사건 정도만 소문에 빗대 창작한 이야기고, 나머지는 전부 실제 사건에 기반해 각색했다. 다만, 댓글부대는 실체가 있는지 없는지 불분명한 존재로 만드는 편이 훨씬 더 현실적이라 생각했다."

이걸 보느니 2시간 동안 커뮤니티를 보겠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일, 다 아는 일을 왜 돈 주고 봐요?

"인터넷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온라인 댓글뿐 아니라 이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는 믿을 수 있는지, 더 나아가서 이 영화는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묻고 싶었다. 영화도 대형 자본을 투입해서 전국적으로 퍼지는 매체이고, 어쩌면 언론보다 큰 신뢰를 받는 매체 아닐까. 모든 종류의 매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묻고 싶었다."

안국진 감독은 데뷔작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에서 열심히 일할수록 행복과 멀어지는 한국 사회의 아이러니를 잔혹 동화처럼 그렸다. 제작비 3억원 남짓한 저예산 독립 영화였지만 배우 이정현에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안기는 등 그해 영화제 시상식을 휩쓸었다. 두 번째 장편 영화인 '댓글부대'는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안 감독이 대폭 각색했다.

상업 영화와 예술 영화의 중간쯤에 있는 느낌.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한국 영화들은 항상 그 중간에 있었고, 그것이 한국 영화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상업적인 계산뿐 아니라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한다."

이젠 모든 댓글을 의심하게 됐다.

"저도 의심하고 있다(웃음). 지금 시대엔 의심을 멈출 수 없고, 정확히 그런 현실을 다룬 영화였다. 답답해서 미칠 것 같지만 결국 내가 답을 찾아야 한다."

결말이 현실적이긴 해도 비관적이어서 찝찝해요.

"오히려 희망이 있는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집단 지성이 끝내 답을 찾아내리라 믿기 때문이다. 저는 선거에서 지지하지 않는 쪽이 뽑혀도 다수가 뽑은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 여기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길게 보면 사회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이 영화 역시 관객이 답을 찾아낼 것을 믿고 용기를 낸 영화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기고자 :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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