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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 '코인 다단계 사기범' 수임 논란… 법조계 ＂무분별한 사건 수임＂

검사장 출신 이종근<사진> 변호사는 대검 형사부장 때 관여했던 '브이글로벌 코인 사기 사건'의 횡령범을 변호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 코인 횡령범 곽모(52)씨는 이 변호사가 과거 수원지검 부장검사 때 또 다른 코인 사기 사건으로 직접 구속 기소했던 인물로 4일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대단히 부적절한 사건 수임이며 직업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변호사는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은정 전 부장검사의 남편이다. 다단계 사건 전문 검사 출신이면서 변호사 개업 후 수임료 22억원을 받고 다단계 업체 휴스템코리아를 변호한 것도 논란이 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종근 변호사는 수원지검 형사4부 부장검사이던 2016년 6월 'ACL 코인' 업체 회장 엽모(57)씨와 계열사 부회장 곽모씨 등을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ACL 코인을 구입하면 6개월 만에 5배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무등록 다단계 조직을 통해 피해자 수백 명에게 58억원을 받은 사기 등 혐의를 받았다. 엽씨와 곽씨는 각각 징역 4년 6개월, 징역 2년을 2017년 9월 대법원에서 확정받았다. 이 변호사는 사건을 직접 수사·기소한 '주임 검사'였다.

수원지검 형사4부는 엽씨와 곽씨를 2017년 3월 사기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기도 했다. 당시 이 변호사는 형사4부 부장검사로 추가 수사와 기소를 지휘했다. 이를 통해 엽씨는 징역 7개월, 곽씨는 징역 5개월이 각각 추가 확정됐다.

이후 이종근 변호사는 대검 형사부장과 서울서부지검장을 지낸 뒤 퇴직해 작년 3월 개업했다. 이번에는 과거 자신이 직접 구속 기소한 엽씨와 곽씨를 의뢰인으로 다시 만났다.

곽씨는 피해액 2조원대 '브이글로벌 코인 사기 사건'의 범죄 수익 횡령범으로 작년 7월 구속 기소됐다. 그는 브이글로벌의 범죄 수익에서 나온 109억원으로 계열사를 운영하면서 2021년 2~4월 허위 물품 거래를 통해 63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변호사는 2021년 대검 형사부장 때 수원지검에 이 사건과 관련된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 사건을 이 변호사가 수임했고 곽씨는 작년 12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사건 수임이 논란이 되자 이 변호사는 지난 2일 사임계를 냈다.

엽씨는 작년 6월 경남 창원에서 다른 '코인 다단계 사기'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다. 상장 가능성이 거의 없는 코인으로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피해자 6600여 명에게 1100억원을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이 변호사는 엽씨가 기소될 때부터 사건을 수임했다가 작년 말 사임했다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은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이종근 변호사는 본지의 전화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변호사로 수임한 사건과 수원지검 근무 당시 사건은 범죄 사실과 시기가 전혀 다르다"며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인 한 법조인은 "피고인을 변호하는 게 변호사의 의무라고 하지만 이 변호사처럼 무분별하게 사건을 수임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했다. 다른 법조인은 "불법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검사 출신 변호사로 직업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퇴직 전 1년 동안 근무한 국가 기관에서 처리한 '사건'을 퇴직 후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변호사가 수임한 엽씨와 곽씨 사건은 과거 이 변호사가 검사 때 처리한 두 사람 사건과 다르기 때문에 위법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기고자 : 이세영 기자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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