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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 여왕'처럼… 여성 폐암 86% 비흡연자

디스코의 여왕으로 불리는 도나 서머(1948~2012년·위 사진)는 싱어송 라이터이자 배우였다. 최대 히트곡 〈Hot Stuff〉에서 선보인 파워풀한 비트와 보컬은 1980년대 초 젊은 세대에게 다방이나 롤러스케이트장 등 가는 곳마다 들을 수 있었던 추억의 명곡으로 남아 있다. 그녀는 전 세계적으로 1억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불꽃 같은 댄스 가수로 인식된 도나 서머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여 화가로 활동했다는 점은 잘 안 알려져 있다. 미술학교 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10대부터 수채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40대가 넘어서야 미국 각지 갤러리에서 자신의 캔버스를 전시했다. 주로 여성을 주제로 한 그림은 생동감 넘치고, 다채로운 색채로 가득 찼다. 그러던 서머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이 발병하여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요즘 서머처럼 비흡연자 폐암이 늘고 있다. 여성 폐암 환자의 86%가 비흡연자이고, 대개 60대 중반 나이다. 조병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비흡연 여성 폐암의 원인은 간접 흡연과 집 안에서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기포성 유해물질이나 오일 퓸(oil fume)에 많이 노출됐기 때문으로 본다"며 "조리를 할 때는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접 흡연의 경우, 옆에서 넘어오는 담배 연기가 폐로 들어와 영향을 받지만, 담배 피운 사람이 내쉬는 공기에도 발암 성분이 들어 있어 그걸 마셔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흡연자가 흡연 위험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담배 피우는 사람을 옆에 두지도 말아야 하고, 담배 피운 사람과 대화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에서는 서머의 폐암이 뉴욕 9·11 테러 당시 근처에 살던 서머가 건물이 붕괴되면서 나오는 석면 먼지에 과도하게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찌 됐건 담배는 흡연자를 위해서도, 그 주변을 위해서도 당장 강력하게 규제해야 할 〈hot stuff〉(뜨거운 것)한 보건 이슈다. 기고자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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