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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자치경찰 3년, 달라진 건 없이 세금 먹는 위원회만 100여 개

    발행일 : 2024.04.03 / 여론/독자 A3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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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만들어진 18개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각각 평균 10개 안팎의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제도 도입 3년 만에 만들어진 산하 위원회가 100여 개에 이른다. 운영비만 수십억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자치경찰제는 문재인 정부 때 경찰의 범죄 예방, 교통 단속 업무 등을 지자체 지휘 감독에 맡겨 주민 밀착형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경찰 업무는 달라진 게 거의 없고, 국민도 무엇이 바뀌었는지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위원회만 잔뜩 생긴 것이다.

    위원회 운영도 엉망이다. 경기남부자치경찰위는 지난해 심의 안건 중 지역 민생 치안 사업 발굴이 '0건'이었다. 자치경찰위들이 이제껏 처리한 안건도 경찰이 제안한 것에 도장만 찍은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몇몇 자치경찰위는 최근 선진국 사례를 배우겠다며 미국 LA, 뉴욕 등으로 '겹치기 출장'을 떠나고 있다. 그런 자치경찰위 보직의 상당수는 전직 경찰이 차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국 자치경찰위 비상임위원 123명 중 29명(23.6%)이 경찰 출신이었다. 자치경찰제가 국민에게 달라진 모습은 전혀 보이지 못하면서 퇴직 경찰관들 자리만 만들어 준 셈이다. 이런 제도가 왜 필요하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자치경찰제는 문 정권 때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너무 비대해지는 경찰 권한을 줄이려고 급조한 제도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검토 없이 도입해 허점투성이다. 자치경찰 업무는 대부분 지구대·파출소 소관인데 이곳에서 근무하는 경찰은 국가경찰 소속이다. 가정 폭력 예방은 자치경찰 업무인데, 가정 폭력 수사는 국가경찰 업무다. 제도 자체가 기형적이고 비효율적이다. 자치경찰위는 "인사·예산권이 없다"고 불만이지만 그것을 부여한다고 해도 지금으로선 제대로 운용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미국도 자치경찰제를 두고 있지만 업무 처리 과정에서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마약·테러 등을 수사하는 광역 수사 기관을 따로 두고 있다. 우리도 자치경찰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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