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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視角] 안산의 사과, 이강인의 사과

    이영빈 스포츠부 기자

    발행일 : 2024.04.03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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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한 달 체육계에선 두 개의 사과가 있었다. 먼저 여자 양궁 안산의 사과. 안산은 지난달 16일 본인 소셜미디어에 광주광역시의 한 일본식 선술집 전광판 사진과 함께 "한국에 매국노 왜케(왜 이렇게) 많냐"고 적었다. 한국에서 일본 음식을 판다고 매국노라 비꼰 것이다. 게시물이 확산하자 식당 업체 대표는 '친일파의 후손' 등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해당 식당을 상대로 불매운동을 하자는 움직임도 일었다.

    안산 역시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안산이 과거 일본 식당에서 식사하던 사진이 들춰지면서 '내로남불'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결국 안산은 3일 만에 "업체 대표님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고자 했지만, 일정상 어려움이 있었다"며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업체 대표는 "악성 댓글은 계속해서 생겨난다"면서 사실상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다른 사과는 남자 축구 대표팀 이강인이 했다. 이강인은 지난 2월 아시안컵에서 주장 손흥민을 무시하고 탁구를 치려다 서로 몸싸움을 벌였다. 이강인을 비판하는 여론이 많았다. 대표팀 주장에 대한 하극상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이강인도 처음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짧은 사과문을 올렸다가 더 큰 비판을 들었다.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행동에 나섰다. 직접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을 만났다. 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사과를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한 달가량 뒤 이강인은 취재진 앞에 서서 한번 더 '대국민 사과'를 했다. 덕분에 비판 여론의 상당 부분을 씻어냈다.

    소셜미디어는 감정 소모가 덜하다. 느슨한 연결 속에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사과도 그렇다. 대국민 기자회견같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야 하는 사과보다는 내상이 훨씬 덜하다. 그래서 요즘 유명인들은 사과해야 하는 순간마다 편한 소셜미디어를 선택한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로는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것이 있다. 상대에게 닿아야 하는 진심이다. 이강인은 자존심을 굽히고 손흥민에게 직접 날아가 사과했다. 그리고 손흥민과 지난달 26일 태국전에서 합작 골을 만들고 함께 껴안으면서 갈등을 봉합했다. 반대로 안산은 오랜 시간 공들여 쓴 듯한 깔끔한 글이었는데도 업체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똑같은 사과였지만 결과는 이렇게 달랐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셜미디어 이용률이 전 세계 2위(89%)를 기록했다고 한다. 세계 평균(53.6%)의 1.7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소셜미디어로는 잘 안 보이는 진심이 많을 것이고, 1.7배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숨은 진심도 많지 않을까. 꼭 닿아야 하는 마음이라면 직접 만나 전하기를 권한다.
    기고자 : 이영빈 스포츠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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