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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사기 횡령범' 변호한 이종근, 대검 부장 때 사건 보고받고 지시

    양은경 기자 이세영 기자

    발행일 : 2024.04.02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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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조8000억 브이캐시 사기 사건

    대검 형사부장을 지낸 이종근<사진> 변호사가 현직 때 보고받고 지시했던 대형 금융 사건의 일당 중 한 명을 변호했던 것으로 1일 전해졌다.

    해당 사건은 '브이글로벌 코인 사기 사건'으로, 2021년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하고 수원지검이 지원했다. 브이글로벌이 발행한 코인 '브이캐시'에 투자하면 300%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했는데 피해자가 5만여 명, 피해액은 2조8000억원에 이른다.

    주범인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씨는 당시 기소돼 징역 25년이 확정됐고, 작년 7월 브이글로벌 관계사 대표 곽모씨가 뒤늦게 기소됐다. 작년 3월 개업한 이 변호사는 곽씨 사건을 맡았다.

    2021년 브이글로벌 사건은 중요 사건으로 취급돼 당시 대검 형사부가 직접 챙겼다고 한다. 이종근 당시 형사부장은 형사부 검사를 통해 수원지검에 '경찰에서 압수 수색 영장 등을 신청하면 요건을 엄격히 따지지 말고 얼른 청구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형사부는 또 경찰이 브이글로벌의 범죄 수익을 몰수 보전하려는 것을 지원하라는 지시도 수원지검에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4월 경찰은 브이글로벌 계좌에서 2400여 억원의 잔액을 확인하고 몰수 보전을 추진했다. 수원지검은 전담 검사를 지정해 이를 지원했으며 진행 상황을 대검 형사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이 변호사가 변호했던 곽씨는 몰수 보전 직전에 거액을 빼돌렸지만, 2023년 63억원 횡령 혐의가 뒤늦게 드러났다. 이 변호사는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은정 전 부장검사의 남편이다.

    이종근 변호사가 곽모씨 사건을 맡은 것을 두고 법조인들은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이 현직 때 보고받고 지시했던 사건의 일당 중 한 명을 변호한 것은 비난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검사 시절 다단계 수사 전문가로 관련 피해를 근절하겠다고 했던 이 변호사가 22억원을 받고 다단계 업체 휴스템코리아를 변호했던 것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변호사가 변호했던 곽씨 사건은 주범 이모씨 수사와 달리 경찰이 아닌 수원지검이 수사했다. 수원지검 수사는 2022년 11월 브이글로벌 사건 피해자들의 고소로 시작됐다. 검찰은 그해 12월부터 계좌 추적과 관계자 조사, 브이글로벌 사건으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던 전(前) 브이글로벌 회장 김모씨에 대한 압수 수색 등을 통해 증거를 모은 후 작년 5월 곽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곽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도주했다가 약 한 달 만에 붙잡혔다.

    당시 수원지검 보도자료에 따르면, 곽씨가 대표였던 A사는 브이글로벌의 범죄 수익에서 나온 109억원으로 운영됐다. 곽씨는 김씨와 함께 2021년 2~4월 허위 물품 거래를 통해 63억원을 빼돌려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곽씨 등은 그 돈의 일부를 개인 사업 투자금에 사용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이를 포함해 곽씨 등이 숨겨놨던 재산을 파악해 추징 보전 절차를 밟았다. 이 변호사는 이런 곽씨 사건을 수임했고 곽씨는 작년 12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변호사는 브이글로벌 사건에 대한 보고 및 지시 여부를 묻는 본지에 "수임에 아무런 법적·윤리적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는 "브이글로벌 사건이 2021년 7월 검찰로 송치됐을 때는 (나는) 대검 형사부장이 아닌 서울서부지검장이었다"면서 "(내가) 수임한 (곽씨) 사건은 브이글로벌 사건과 수사 대상과 범죄 사실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곽씨는 횡령을 놓고 브이글로벌 측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직업 윤리를 저버린 변호"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법조인은 "대검 형사부장 때 주범 사건을 보고받아 사건을 파악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그 일당 중 한 명을 변호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브이글로벌 피해자 모임 대표인 기석도씨는 "곽씨는 6000억원 규모 가상 화폐로 피해를 배상해주겠다면서 1만명이 넘는 피해자에게 주범에 대한 처벌 불원서를 받아 갔던 사람"이라며 "피해자 주머니에서 나온 63억원을 횡령한 사건의 공범"이라고 했다.
    기고자 : 양은경 기자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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