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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채널 핫 클릭] 홍콩 ELS 사태로 본 투자 주의점

    윤진호 기자

    발행일 : 2024.04.01 / 경제 B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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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가 고점 경신할 때는 ELS 가입하지 마세요"

    지난 2021년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에 가입한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들어 만기가 돌아오자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ELS는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일정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면 약속한 이자를 받을 수 있지만, 주가가 범위를 벗어나 폭락하면 원금을 잃을 수 있다. 크지 않은 확률이지만, 홍콩H지수는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현재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1년 상반기 판매됐던 계좌 8만여 개는 손실이 거의 확정된 상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지난 28일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에 공개된 '재테크 숟가락'에서는 금융 전문가인 신년기 작가가 ELS를 집중 분석했다. 신 작가는 2004년 LG칼텍스가스(현 ㈜ E1)에 입사 후, 산업은행, 하나은행, 현대해상, 신한은행 등 국내 여러 금융사에서 20년 넘게 채권 업무를 담당해 온 전문가다. 책 '20년 차 신 부장의 금융 지표 이야기' '20년 차 신 부장의 채권 투자 이야기' 등의 저자다. 신 작가의 ELS 강연 영상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낮은 확률이라도 벌어질 수 있는 일"

    ―ELS는 어떤 상품인가?

    "주가가 횡보하거나 소폭 하락하더라도 일정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 상품이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 이어진 저금리 상황이 ELS 인기에 한몫했다. 꾸준히 5%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위험 부담이 높은 주식보다 ELS가 수익률과 안정성 측면에서 낫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주가가 범위를 벗어나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되면 원금을 잃을 수 있다."

    ―홍콩 ELS 사태,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ELS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원금 전액을 잃게 생겼다. 확률적으로 홍콩 같은 금융 선진국에서 주가가, ELS 만기가 일반적으로 3년임을 감안할 때 3년 동안 반 토막 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런데 매우 낮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기도 싫은 악몽이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이 조금은 있다는 것이다. 투자 원금을 다 날릴 수 있다는 것인데, 지금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왜 위험한 상품을 판 것인가.

    "ELS 같은 파생 상품은 증권사가 과거 수년간 지수를 근거로 수익률을 산정한다. 적어도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2020년 말까지 홍콩 H지수는 큰 문제가 없었다. 급락해도 바로 반등했기 때문이다. 즉 서류상으로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눈에 띄지 않았을 것이다. 가입자들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던 것 같고, 은행 직원들은 고위험 파생 상품 판매량이 인사고과에 반영돼 무리해서 고객들에게 ELS를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지수 ELS 가입 신중해야"

    ―요즘 일본 닛케이225 ELS 판매도 늘어난다.

    "우려스럽다. 일본 닛케이225를 기초로 ELS는 최근 10년 이상 동안 일반적인 ELS 구조로 손실을 본 적 없이 꾸준히 조기 상환 후 수익을 안겨줬다. 하지만 일본 역시 1990년대 거품이 꺼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적이 있다. 현재 일본 주가지수가 너무 올랐다. 3년 후 ELS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일본 주식시장과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추이를 비교해 보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판단해보길 바란다."

    ―기존 가입해둔 ELS를 중도 해지해야 하나.

    "먼저 ELS처럼 유통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상품은 내 자산 중 작은 비율로 투자해야 한다. 채권처럼 만기가 도래하기 전 팔 수 있는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최악일 때는 '없어도 된다'는 금액 이하로 투자하자. 중도 상환 해지 시 돌려받는 금액은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기준가의 95% 이상, 단 발행 후 6개월까지는 90% 이상의 가격으로 증권을 중도 상환받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중도 상환은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 해야 하는 최후 수단이다."

    ―그래도 ELS에 투자하고 싶다면.

    "ELS 투자는 주가가 횡보하거나 소폭 하락할 때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번 홍콩 ELS 사태, 그리고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는 일본 닛케이225 지수 ELS 등 기초 자산 지수가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을 때 관련 파생 상품 가입은 조심해야 한다. ELS는 코스피처럼 비교적 변동성이 작고 횡보하는 지수에 적합한 상품이다."

    [그래픽] 홍콩H지수 추이 / 은행별 홍콩H지수 ELS 판매 현황
    기고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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