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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세계 최고 상속세가 촉발한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발행일 : 2024.04.01 / 여론/독자 A3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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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주주 모녀와 아들 형제가 대결한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은 상속세 때문에 촉발됐다. 2020년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유족에게 총 5400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되자 납부 자금 마련을 위해 송영숙 회장 모녀가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들 측과 갈등이 빚어지며 소송전이 벌어지고 주총 표 대결까지 간 것이다. 지난주 주총에서 모녀 측이 지명한 이사 선임안이 전원 부결되면서 두 아들 측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그 과정에서 경영이 악화되고 주가는 최고점 대비 반 토막 났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가 우량 제약 기업의 경영을 흔든 것이다.

    그동안 유족들은 한미약품 주식을 담보로 잡히고 대출받아 상속세 절반을 납부했지만 아직 2700억원이 미납으로 남아 있다. 세금 납부를 위해 주식을 팔면 지분율이 낮아져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려 송 회장 모녀는 OCI와의 통합을 추진했다. OCI 대주주 측과 상호 지분 매각을 통해 2000여 억원 현금을 조달하면서 경영권도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통합안은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키게 돼 결국 52% 주주의 반대로 무산됐다. 두 아들 측은 표 대결에서 이겨 이사회를 장악했지만 상속세를 어떻게 해결할지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전까지 한미약품은 한국을 대표하는 우량 기술 기업이었다. 2015년 한 해에만 글로벌 제약 업체들과 6건의 계약을 맺어 총 8조원 규모 기술 수출에 성공했었다. 하지만 창업주 사후 대주주들이 상속세 문제에 매달리면서 신약 개발이 부진에 빠지고 연구개발 투자도 지연되고 있다. 핵심 연구 인력도 빠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대주주 상속세 실질 세율은 최고 60%에 달해 주요국 중 가장 무겁다. 미국(40%)·프랑스(45%)·독일(30%)은 물론 일본(55%)보다도 높다. 기업 승계조차 '부(富)의 대물림'으로 간주해 징벌적 세금을 매기면서 중견·중소기업 대주주가 가업을 포기하거나 세금 내려 회사를 파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기업 경영의 발목을 잡는 징벌적 상속세를 대폭 수정하거나 나중에 기업을 팔 때 부과하는 자본이득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081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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