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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딸 사업자대출 위해 허위 '5억 물품구입서' 제출

    김은정 기자 김경화 기자

    발행일 : 2024.04.01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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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구입자금 사용 드러나면 대출금 회수 당해… 서류 꾸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사면서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의 사업자대출을 받아 '불법 대출' 논란이 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 측이 사업자로 위장하기 위해 새마을금고에 허위의 억대 물품구입서류를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 목적과 달리 주택구입자금 용도로 쓴 사실이 드러날 경우 대출금을 회수당하다 보니, 이를 피하려 허위 서류를 꾸민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의 대학생 딸은 그로부터 몇 달 뒤, 캐나다 밴쿠버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양 후보는 11억원 사업자 대출과 관련해 "새마을금고에서 방법을 제안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30일 페이스북에 금고 측에서 '딸 명의로 사업운전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아 대부업체와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갚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문제가 없겠느냐는 자신의 질의에 '업계 관행이라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의 대출을 내준 대구수성새마을금고는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31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수성새마을금고는 "대출모집인(대출알선업체)을 통해 소개받은 대출로, 정상적인 사업자금 목적의 대출인 줄 알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대출 당시 양 후보 딸은 사업자 등록을 한 지 4개월이 넘은 사업자등록증을 냈고, 사업자대출 후에는 5억원가량의 물품을 구입했다는 서류도 제출했기 때문에 금고에선 실제로 사업을 준비하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금고 측 해명이 맞다면 수성새마을금고는 양 후보 딸에게 기망당한 사기 피해자가 된다. 반면 양 후보는 "사기대출이라 함은 사기를 당해 피해 입은 사람이나 기관이 있어야 한다. 의도적으로 대출기관을 속여야 한다"고 했다. 금고 측이 먼저 제안했기 때문에 금고 측에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양측의 진실 공방은 1일부터 진행되는 수성새마을금고 현장검사를 통해 진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해당 금고의 대출 실무자가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 퇴사했다"며 "금고 실무 직원이 중간에서 대출모집인, 양 후보와 짜고 부정하게 사업자 대출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했다.

    양문석 후보의 대학생 딸이 물품구입대금 내역으로 제출한 금액은 5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11억원의 사업자 대출 가운데 기존 고금리 대부업체 대출 6억원 정도를 상환하고 난 나머지 금액을 물품 구입에 썼다고 증빙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업자 대출을 받으면 3개월 안에 실제 그 자금이 사업에 쓰였다는 점을 증명해야 대출이 회수되지 않는다. 양 후보 딸은 이 같은 금고의 사후 점검을 통과하기 위해 물품 구입 서류를 제출한 것이다.

    그러나 양 후보가 새마을금고에서 대출받은 돈을 모두 기존 고금리 채무(대부업 대출 및 사채)를 상환하는 데 썼다고 시인했기 때문에 물품 구매 내역서는 허위로 보인다. 양 후보는 입장문에서 "새마을금고에서 11억원의 대출을 받은 뒤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 6억3000만원, 지인들께 중도금을 내면서 적게는 몇백만 원에서 많게는 몇천만 원까지 빌린 돈을 한꺼번에 갚는 데 약 5억원 등 11억원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양 후보 딸이 물품을 구입하는 데 쓴 돈은 없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만약 제3자가 발행한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꾸며 제출했을 경우엔 사문서위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그간 금융 당국이 대대적으로 단속해온 불법 작업 대출과 흡사하다. 금감원은 전형적인 불법 '작업 대출' 사례로 '주택 구입에 사용된 기존 대부업체 가계주택담보대출을 저축은행의 사업자주담대로 상환하고, 남은 금액은 사업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도록 서류를 위·변조하는 것'을 꼽았다.

    양 후보 딸이 받은 11억원의 사업자 대출은 이자만 갚는 만기일시상환 방식이다. 이 역시 가계대출 규제를 우회한 '꼼수'다.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원리금(원금+이자) 분할 상환을 의무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면 매월 상환 부담이 훨씬 커진다.

    이자만 갚는다 하더라도 2021년 4월 새마을금고 신규 대출 평균 금리 연 3.85%를 적용할 때 매달 352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양 후보는 본지에 이 이자를 그간 아내가 대신 내왔다고 밝혔다. 딸 명의 대출 이자를 부모가 대신 갚고 이에 대한 증여세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면 증여세 탈루에 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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