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거래소 FTX 창업자 뱅크먼프리드

투자자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32)가 법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그에게 110억2000만달러(약 14조8770억원)의 재산 몰수도 명령했다.

28일 뉴욕 맨해튼 연방지법 루이스 캐플런 판사는 이같이 판결하며 "그는 자신을 선량한 사람으로 포장했지만 이는 그럴싸하게 보이기만 한 것"이라면서 "이 나라에서 엄청나게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범죄를 저질렀다"고 꾸짖었다. 한때 '코인왕'으로 불리던 뱅크먼프리드는 이날 "FTX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실망했고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맨해튼 연방지검은 지난 15일 "최근 몇 년간 그의 삶은 다른 사람들이 넘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탐욕과 자만심, 야망과 합리화, 그리고 타인의 돈으로 도박을 반복한 삶이었다"면서 징역 40~50년 형을 구형했다. 뱅크먼프리드 측 변호인은 6년 6개월을 요청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FTX에서 2019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투자자 자금 수십억 달러를 빼돌려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부채를 갚고 바하마의 호화 부동산을 사들인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그를 재판에 넘겼다.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는 2022년 11월 대규모 인출 사태를 맞고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뉴욕타임스는 "수조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산업을 뒤흔들고 탐욕과 오만에 경종을 울린 특별한 이야기에 마침표가 찍혔다"고 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수재로 2019년 FTX를 설립한 뱅크먼프리드는 한때 '가상화폐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기도 했다. 부모가 모두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인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난 '금수저'로도 유명했다. 구치소에 수감된 뒤에는 교도관과 동료 수감자들에게 가상화폐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는 근황이 알려지기도 했다. 기고자 : 뉴욕=윤주헌 특파원
본문자수 : 97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