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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최초 女회장 누알판 람삼… 경기 끝나면 팬들과 직접 소통

지난 21일 태국과 벌인 홈경기에서 한국 축구 응원단 '붉은 악마'는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퇴를 촉구하며 '정몽규 나가!"를 외쳤다. 반면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선 킥오프를 앞두고 관중석에 누알판 람삼(58) 태국축구협회 회장 얼굴이 그려진 대형 걸개가 내걸렸다. 람삼 회장에 대한 애정을 담은 걸개였다.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한국은 태국과 두 번 싸워 1승1무를 기록했지만 축구 팬들 마음을 사로잡는 협회 행정 경쟁에서는 완패한 셈이다.

지난달 취임한 람삼 회장은 태국 축구 팬들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마담 팽(Madam Pang)'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그가 나타나면 웬만한 연예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태국인들 환호가 쏟아진다. 람삼 회장은 이날 한국에 0대3으로 패한 뒤엔 그라운드로 내려와 팬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경기 내용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취재진이 선수들과 만나는 자리인 믹스트존에도 이례적으로 등장해 태국 기자들과 10여 분간 인터뷰를 했다.

귀족 가문 출신 람삼 회장은 태국 최대 보험 회사 무엉타이생명보험 CEO로, 2020년엔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25인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축구 사랑이 남달라 태국 프로 축구팀 포트FC 구단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 당시엔 대표팀 단장을 맡아 현장을 지켰다. 이 대회에서 태국은 3패를 당하는 동안 20골을 허용하고 단 한 골만 넣었는데 스웨덴전에서 득점을 올린 순간 람삼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지난달 협회장 선거에 나선 람삼은 73표 중 68표를 받으며 역대 최고 득표율(약 93%)로 당선, 여성으로는 최초로 태국축구협회 수장이 됐다. 전임 집행부가 공금 횡령 등 비리로 얼룩진 가운데 람삼은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풀뿌리 축구가 중요하다며 태국 2·3부 리그 발전을 위해서 약 1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고자 : 방콕(태국)=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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