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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도 네덜란드로 본사 옮겨
스웨덴 ＂부작용 막자＂ 상속세 폐지

세계 제약업계에는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회사가 외국으로 넘어간 사례가 있다. 코로나 백신으로 유명한 영국의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다. 1984년 스웨덴의 유명 제약 회사 '아스트라'의 최대 주주였던 창업주 부인 샐리 키스트너가 사망하자, 자녀들은 상속세를 내려 물려받은 주식을 모두 팔기로 했다. 당시 스웨덴의 상속세율은 70%에 달했다. 주식을 대량 매도하기 시작하자 주가가 폭락했고, 유족들은 주식을 다 팔아도 상속세를 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결국 아스트라는 영국의 화학·제약업체 '제네카'에 헐값에 인수됐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 제약업계에서 매출 10위권 안에 드는 제약 회사로 성장했다.

이후 스웨덴에선 아스트라와 같은 상속세 문제를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잇따라 본사를 해외로 옮겼다. 스웨덴 국민 기업 이케아도 스웨덴을 떠나 네덜란드로 본사를 옮겼고,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도 스위스로 이주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2005년 스웨덴은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30%)로 전환했다. 상속 시점에 상속세를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상속 재산을 처분해 수익이 발생하면 그때 차익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기업 경영을 유지할 경우 상속 부담을 낮춰주고, 경영의 영속성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국내에서도 상속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20년 넘게 거의 바뀌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현행 상속세법은 최고 세율을 50%로 규정한다. 게다가 대기업의 최대 주주가 지분을 상속할 때는 평가액의 20%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할증 과세하기 때문에 실제 상속세율은 60%까지 치솟는다. 일본(55%)보다 높은 세계 1위다. 국내 콘돔 업체 유니더스, 밀폐 용기 업체 락앤락, 손톱깎이 업체 쓰리세븐 등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경영권을 넘겼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장기적으로는 한국에서도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고자 : 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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