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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탈 총리 ＂IS, 수차례 위협해 와＂
러는 우크라 배후설 계속 주장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대형 콘서트홀에서 지난 22일 발생한 무차별 총격·방화 테러의 여파가 서유럽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번 테러를 저지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유럽 내에서 추가 테러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특히 올림픽 개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24일 소셜미디어 X(엑스)를 통해 "프랑스의 테러 경계 태세를 최고 단계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는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배후를 자처한 이슬람국가(IS)가 그동안 프랑스 내에서도 여러 차례 테러 위협을 해온 것을 고려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아탈 총리는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및 안보·국방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마크롱은 앞서 긴급 안보 회의를 소집, 모스크바 테러에 대해 보고받고 대응 조치를 논의했다.

이날 테러 경보가 격상됨에 따라 프랑스 파리 내 공항과 기차역, 주요 관광 명소 등에는 무장 군경의 순찰이 강화됐다. 프랑스는 2015년 11월 파리 시내 '바타클랑' 공연장과 파리 외곽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등 총 일곱 곳에서 IS가 벌인 자살 폭탄 및 총기 난사 테러로 약 140명이 숨지는 참사를 겪었다. 게다가 오는 7월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을 노린 테러 우려로 극도로 민감해져 있다. 파리 올림픽은 대형 스타디움이 아닌 파리 센강과 센강 변에서 개막식을 한다.

한편 러시아 당국은 24일 도주 과정에서 붙잡힌 테러 용의자들의 신원을 공개했다. 달레르드존 미르조예프(32), 라차발리조다 사이다크라미 무로달리(30), 샴시딘 파리두니(25), 무함마드소비르 파이조프(19) 등 네 명으로, 모두 타지키스탄 국적 남성이다. 모스크바 바스만니 지방법원은 이 4명을 5월 22일까지 2개월간 구금 조사할 것을 명령했다.

법원에 출석한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잔혹한 고문을 받은 정황을 보였다. 모두 법정에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파이조프는 휠체어로 법원에 출석했고, 무로달리는 오른쪽 귀 부분에 크게 붕대를 감았다. AP는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심문 과정에서 오른쪽 귀가 잘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이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문 영상도 확산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 파리두니는 바지가 벗겨지고 전기 충격기가 연결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무로달리는 귀가 잘리고 망치로 맞아 얼굴에 피를 흘리는 모습이 나왔다. 인권단체 '굴라구넷'과 반(反)푸틴 언론인들은 "이번 테러를 우크라이나에 뒤집어씌울 거짓 자백을 받으려고 이들을 고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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