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클린스만만 바뀌었을 뿐 바뀐 게 없었다

1승3무1패. 한국 축구 대표팀의 최근 5경기 전적이다. 전부 유럽 강호가 아닌 아시아 국가가 상대였기 때문에 아쉬운 결과다. 아시안컵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제외하고는 한국은 매 경기 공을 70% 이상 점유했다. 3대3으로 비긴 말레이시아전은 82%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1승밖에 없었다는 건 효율적으로 경기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21일 열린 태국전에서도 한국은 공 점유율 78%로 태국(22%)을 압도했다. 슈팅 수는 25-6(유효 슈팅 8-2), 패스 정확도 역시 한국(91%)이 태국(71%)보다 20%p 높았다. 홈이라는 이점을 등에 업었는데도 1대1 무승부. 세부 전술과 결정력 부족이 문제였다.

태국의 갑작스러운 전방 압박에 한국은 고전했다. 양쪽 날개인 손흥민(32·토트넘),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에게 공이 전달되지 않고 가운데에만 머물렀다. 경기 중반이 돼서야 이재성(32·마인츠)이 부리나케 움직이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18분 이재성이 교체되자 한국의 공격은 다시 정체됐다. 손흥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개인기에만 의존해야 했다. 수비도 제대로 정돈되지 않았다. 서로 위치를 유기적으로 바꿔야 하는데, 어긋나면서 빈틈이 보였다. 후반 17분 왼쪽 수비진에 한국 수비수가 한 명도 없었던 실점 장면이 대표적이다.

확실한 중원 후방 조합을 찾지 못한 것도 문제다. 벤투호에서 활약하던 정우영(35·칼리즈)은 발탁되지 않았고, 손준호(34)가 1년째 중국에 붙잡혀 있는 동안 황인범(28·즈베즈다) 혼자 가운데에서 고립됐다. 태국전 선발 백승호(27·버밍엄 시티)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어서 상대 공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실점도 파고드는 태국 선수들을 중원에서 1차로 막지 못한 탓이 컸다.

손흥민, 김민재 등 유럽파 선수들이 늦게 합류해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던 점도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통상 유럽파는 A매치 4~5일 전에 입국해 시차 적응에 힘쓴다. 그러나 이번에는 소속팀 경기 일정 탓에 손흥민과 김민재는 경기 사흘 전인 지난 18일에야 입국했다. 이강인은 이틀 전인 19일 저녁에 입국해 훈련에 한 번만 참여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유럽파가 드문 태국에 체력적으로 밀렸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과 태국 시차는 2시간이다.

대표팀은 오는 26일 태국과 4차전을 치르려 22일 오후 방콕으로 출국했다. 일찍 도착해 현지에 더 빠르게 적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경기 날 최고기온은 35도에 이를 전망이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24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