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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 오일, 34개社로 쪼개져
MS 소송… 빌 게이츠 물러나기도

미국 법무부가 대표 빅테크 기업인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했다며 제기한 반(反)독점 소송의 토대가 된 미국의 반독점법은 자유시장 경제를 지탱하게 하는 중요한 뼈대로 여겨진다. 1890년 존 셔먼 당시 상원의원 주도로 만들어진 '셔먼 법'이 근거법이다.

셔먼 법에 따라 독점 기업이 분할된 첫 대표적인 사례로는 존 데이비슨 록펠러가 창업한 스탠더드 오일의 분할이 꼽힌다. 독점으로 이익을 더 낼 수 있음을 깨닫고 기업 연합(트러스트) 방식으로 미 석유 시장의 88%를 차지하자 법무부가 회사를 34개로 쪼개도록 명령했다. 미 전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던 전화 회사 AT&T가 법무부 명령으로 7개 지역 사업자로 1982년 분할됐는데 이 또한 독점 해소를 위한 조치였다.

20세기 들어 반독점법은 디지털이라는 신기술을 발판으로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높인 IT(정보 기술) 기업에 제동을 거는 장치로 활용됐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시장을 지배하는 '공룡' IT 기업을 견제함으로써 새로운 혁신 기업이 계속 탄생할 수 있게 도왔다고 평가한다. 미 법무부가 컴퓨터 회사 IBM을 대상으로 1969년부터 13년 동안 벌인 긴 소송전이 대표적이다. 법무부는 1982년 (IBM의) '시장 지배력이 약해졌다'며 소송을 취하했지만, IBM은 문제가 됐던 소프트웨어 끼워 팔기 전략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를 외주사에 맡기기로 한다. 이 '외주'를 맡아 처리하며 성장한 회사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다.

미 정부는 MS가 컴퓨터 운영 체제(OS) 시장의 90%를 차지하며 또 다른 독점 기업으로 성장하자 1990년대 잇단 반독점 소송을 걸며 MS를 흔든다. MS는 회사가 쪼개지는 사태는 가까스로 막았지만, 결국 빌 게이츠 창업자가 사업 일선에서 물러나고 다른 소프트웨어의 윈도 호환성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다른 경쟁자에 문을 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열린 기회를 발판으로 성장한 기업이 애플·구글 등이다.

최근 미 정부는 독점 사업자가 되어가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애플·구글을 비롯해 전자 상거래 기업 아마존, 소셜미디어 메타 등이 대상이다. 아마존을 중심으로 플랫폼 기업의 독점 문제를 분석한 논문을 썼던 리나 칸 전 하버드대 법대 교수가 미 공정거래위원회(FTC) 수장으로 플랫폼 기업의 반독점 문제에 '칼'을 대고 있다. 기고자 : 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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