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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지도자들, 대통령과 오찬 ＂정부 개혁에 지지 성명 검토＂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의대 증원을 골자로 한 정부의 의료 개혁을 "원칙대로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내각과 대통령실에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날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최근 종교계가 생명 존중의 뜻에서 정부의 의료 개혁에 지지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고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오찬에 참석한 한 종교 지도자는 "의료 개혁이 지금 전 국민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물러서선 안 된다"며 "정부 노력에 부응해 종교계가 다 같이 성명을 내는 방향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또 다른 종교 지도자는 "우리(종교계)가 의사협회를 만나 설득할 필요가 있는지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오찬 간담회에는 한국교회총연합 장종현 대표회장,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이용훈 의장 등 10명의 종교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한교총은 최근 "전공의 집단행동을 철회하고 당장 환자 곁으로 돌아오라"는 성명을 여러 차례 신문 광고에 게재했고, 다른 종단도 의료인의 현장 복귀를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국불교태고종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은 의대 정원 확대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응급 환자 및 중증 환자에 대해 빈틈없는 비상 대응을 하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진료 유지 명령이라든지 업무 개시 명령 등을 내려 현장에서 사직서를 내지 않는 게 최선"이라면서 "설령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여러 법적인 절차를 거쳐 원칙대로 진행한다는 게 지금 대통령실 입장이다. 의료법을 위반해 현장을 이탈하는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교수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그 과정에서 대화 노력은 계속될 예정"이라며 "대화의 장에 나와야 서로의 의견 차가 어떤 것인지를 서로 듣고 경청하고 조정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도 의대 교수들은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처벌에 반발해 '집단 사직' 등을 언급하고 나섰다. 전국 의대 40곳 중 33곳이 참여하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이 더 많아질 것이고 이는 우리나라 보건 의료와 의대 붕괴를 의미한다"고 했다. 응급실과 필수 의료 분야를 제외하곤 병원을 떠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대학병원 등 상급 종합병원에서 전공의에 이어 교수까지 이탈하는 상황에 대비해 전문·중형 병원(2차 병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상급 종합병원 수준의 전문성을 갖고 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강소 전문 병원'들이 있다"며 "정부는 규모가 아닌 실력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2차 병원에 대한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를 3차 병원(상급 종합병원) 수준으로 올려주겠다는 뜻이다.

전날 '18일 집단 사직' 의사를 밝혔던 서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여당과 야당, 국민 대표, 의대 교수, 전공의가 참여하는 대화 협의체를 구성해 의사 수 증원은 1년 후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서울의대 제안처럼) 증원 시기를 1년 늦추면 (국민) 피해는 훨씬 커진다"며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기고자 : 김동하 기자 정해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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