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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공의 블랙리스트 '디시 인사이드' 압수 수색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공의 집단 이탈로 피해를 본 환자 사례를 공개했다. 70대 암 환자가 어쩔 수 없이 요양병원으로 옮겼다가 다음 날 사망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날 중증질환연합회에 따르면, A(70)씨는 작년 10월 서울의 한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전공의 이탈이 시작된 지난달 20일 A씨는 퇴원 종용과 함께 다른 병원으로 옮기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는 요양병원으로 전원했고 다음 날 오전 4시에 사망했다고 연합회 측은 주장했다. 암 환자 B(60)씨의 경우 9차에서 10차로 넘어가는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입원을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병원에서 '입원 중지'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B씨는 "급하게 외래진료로 돌렸으나 외래도 계속 밀려 진료가 4주 연기됐다"며 "그 사이 통증이 심해지고 간 수치도 올라갔다"고 했다.

항암 치료가 밀린 다른 환자 C(71)씨도 "입원 일정이 연기되지 않고 바로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면 암이 췌장 내부까지 전이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식도암 4기 진단을 받은 가족을 둔 보호자 D씨도 "대형 병원에서 (가족이) 식도암을 진단받았지만, 이번 사태를 이유로 신규 항암 치료는 받을 수 없었다"며 "병원에서 '입원 여력도, 치료 여력도 없으니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그는 "마치 길바닥으로 내쫓긴 심경이었다"고도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 명의로 작성된 '집단 사직 불참 전공의 블랙리스트 지침' 문건이 처음 올라온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 인사이드'를 압수 수색했다. 지난 7일 디시 인사이드에 게재된 문건에는 '전공의 집단 행동에 불참하는 인원 명단을 작성해 유포하라'는 내용과 의협 회장 직인이 찍혀 있었다. 그러나 의협 측은 "허위 문서"라면서 오히려 해당 문건 작성자를 검찰에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경찰은 "사실관계 여부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 문건"이라며 "강제수사를 통해 확인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오유진 기자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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