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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권혁주(61·사진) 교수는 지난 4일 영국 사회과학학술원의 첫 한국인 회원(Fellow)이 됐다. 영국 사회과학학술원은 세계 사회과학계의 대표 학술원 중 하나다. 권 교수의 학술원 진입은 사회과학계의 변방이었던 우리나라 학자가 학문 주류에 편입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개발도상국 발전 문제를 연구해온 권 교수는 우리나라의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권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이 토지개혁을 하고 전 국민 의무교육을 실시하며 국가 형성의 기틀이 잡혔다"고 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이 발전하려면 시장과 경제 원조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 등 행정 능력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특히 교육을 통해 산업이나 경제를 일으켜 부유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패러다임은 대다수 저개발 빈곤국에선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다수 개발도상국은 부패한 지도자로 인해 이와 같은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는데, 우리나라는 이 전 대통령이 이를 해냈다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가 6·25전쟁 이후 경제개발과 민주화 사회 발전을 위한 기반이 됐다"며 "이로 인해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한국이 발전형 복지국가 모델로 나갈 수 있었다"고 했다. 권 교수는 "의무교육이라는 공적 제도로 성장한 인재가 박 전 대통령 당시 경제개발을 주도했다"고 했다.

권 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딴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성균관대에서 강단에 처음 섰고 2008년부터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재직 중이다. 2019~2020년 국제개발협력학회장을 지냈고, 공무원연금운영위원회 등 여러 정부 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권 교수는 "지난 60여 년은 저개발 빈곤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급속히 성장해오는 과정이었다"며 "영국 사회과학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된 건 한국이 전 세계 학계에서 동등하게 겨룰 만큼 수준이 올라왔다는 걸 보여주는 시금석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과거엔 사회복지에 비용을 많이 쓰면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는 게 일반론이었지만, 내 연구들을 통해 이젠 많은 사람이 복지와 발전은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기고자 :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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